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긴급 기자회견에서 천하람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 체제'로 돌아간 개혁신당이 2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이준석 대표 압수수색으로 취소되자 "정치적 의도를 가진 '언론플레이', '정치적 망신주기'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임기를 개시하는 첫날 무리하게 이뤄진 특검의 압수수색은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는 이미 지난 재·보궐 공천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임의 제출했고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했다. 누구보다 검찰을 포함한 수사당국이 명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를 비롯한 개혁신당이 현 22대 국회 개원 이후 어떤 정당보다 '김건희 특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실제 출범에 힘을 보탰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날 강제수사의 실질적 필요성도 현저히 떨어진다는 항변이다.
 
천 원내대표는 또 "이 대표가 국회의원이 되기도 전 사안들에 대해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다면 이는 명백히 국회에 대한 위협이고 입법·사법·행정부의 분립을 천명한 헌법정신을 행정부의 강제 수사력으로 겁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개혁신당은 특검을 포함한 수사기관의 공정한 수사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지난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내외가 자행한 범죄적 권력 남용의 진상을 밝히는 데도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시에 "과잉한, 그리고 정치적 의도가 의심되는 강제수사를 멈춰야만 이번 특검의 수사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임을 특검은 엄숙하게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열 최고위원도 "이 대표가 현행범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못 받게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는지 충분한 의심이 든다"고 언급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압수수색이 무리하게 강행됐다는 취지에서 해당 처분의 취소·변경을 법원에 청구하는 준항고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는지 여부에 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특검 쪽에 문의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와 근거를 갖고 이런 행위에 나섰는지 저희로서는 좀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검 입장에서는 오히려 전당대회가 종료되기까지 강제수사를 유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단일 후보라는 특수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당대표 선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천 원내대표는 "입장을 바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중 박찬대 후보나 정청래 후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있었다고 한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반응했겠나"라고 반문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윤창원 기자
하지만 특검의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과는 재차 명확히 선을 그었다. 천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을 비판한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해 "이 대표에게 관심을 좀 꺼주셨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안타까워하시는 것은 본인의 자유지만, 저희는 김건희 특검 등과 관련해 국민의힘과는 완전히 입장이 다르다"며 "이 대표는 굉장히 초창기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일탈 등의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민들께 알려왔다. 이 대표에게 국민의힘 내지 '윤핵관'의 행태를 묻히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이 대표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중이다. 이 대표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관련 피의자 및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특검팀은 국회 의원회관의 이 의원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