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팁박스에 와글와글…한국문화와 다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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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장에도 없는 팁문화…미국 말고는 일반적이지 않아
전문가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올리는 하나의 방식"

싱가포르 해산물 음식점 팁박스 게시글 및 댓글 캡처싱가포르 해산물 음식점 팁박스 게시글 및 댓글 캡처
'팁 문화'가 SNS에서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싱가포르 음식점에서 팁 박스를 계산대에 올려둔 사진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게시글에서 "여기 한국이다"며 "팁문화 들여오지 마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은 28일 기준 5천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댓글 351개도 주로 팁 문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팁 문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한 빵집에서도 팁 박스가 등장했다가 비판 여론에 사라졌다. 당시 SNS에는 계산대 앞에 'Tips!'라고 적힌 유리병 사진이 여럿 올라왔고, 여기에 "탈세 신고한다", "왜 시작한 거냐"와 같은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창업자 SNS에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2년 전 한 빵집에서 등장한 팁박스. SNS 캡처2년 전 한 빵집에서 등장한 팁박스. SNS 캡처
팁 박스는 주로 외국 감성을 따라하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등장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여의도 식당은 싱가포르식 해산물 요리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었고, 2년 전 논란이 됐던 빵집도 영국 런던을 모티브로 삼은 곳이었다. 빵집 팁박스가 논란이었을 당시 한 SNS 댓글은 "인테리어 개념으로 둔 것 같다"며 "직원에게 물어보니 돈 내고 간 사람은 없고 무드 내려고 한 것 같다고 그랬다"고 적었다. 해당 빵집 측에서도 "디스플레이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본고장에는 팁 문화가 없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미 10%의 봉사료가 계산서에 포함돼 있다. 고급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서비스가 정말 마음에 들었을 경우 추가로 내기는 하지만, 직원이 먼저 요구하는 일은 흔치 않다. 영국 런던도 비슷하다. 이미 계산서에 12.5%의 봉사료가 들어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손님이 추가 지불을 원하면 계산서에 돈을 더 끼워넣는 식으로 팁을 낸다. 팁 박스를 따로 두는 곳은 잘 없다.

싱가포르 해산물 음식점 팁박스 게시글 및 댓글 캡처싱가포르 해산물 음식점 팁박스 게시글 및 댓글 캡처
흔히 말하는 팁 문화가 정착된 대표적 사례는 미국이다.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식사를 마친 뒤, 음식을 서빙한 직원에게 봉사료를 따로 지불하는 형태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키오스크 주문이나 포장 문화가 확산하면서 팁에 부정적 반응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퓨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023년 8월 7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0%가 팁 문화에 '반대' 또는 '매우 반대'한다고 답했다. 팁에 '찬성' 또는 '매우 찬성'한다고 답한 사람은 24%였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통화에서 "팁은 그간 상품 가격 속에 다 포함됐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인상을 유도하는 하나의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고물가 시기에 소비자들이 가격에 굉장히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현 정서상, 그리고 고물가에 시달려왔다는 환경상 팁 문화를 논의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메뉴판에 부가세와 봉사료가 모두 들어간 최종 가격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팁 요구에 강제성이 없을 경우 불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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