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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나 '4인칭의 아이들'…침묵을 부순 그들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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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김아나 "복수가 아닌 치유의 이야기 쓰고 싶었다"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아나 작가가 작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다산책방 제공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아나 작가가 작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다산책방 제공 
"이제는 피해자가 아니라, 말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다산책방)이 출간됐다. 김아나 작가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소설은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남은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침묵과 트라우마를 다룬 이 작품은 폭력 이후의 생존과 연대를 새로운 서사로 제시한다.

소설은 '행복한 아이들의 복지 재단'이라 불리던 시설에서 벌어진 착취와 폭력을 고발하며 시작한다. 보호와 돌봄의 이름으로 포장된 시스템 안에서 이용당한 아이들이 서로의 꿈을 통해 연결되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며 '우리들'의 언어로 다시 말하기 시작한다.

작품은 기존의 서술 구조를 넘어선다.'나'와 '너', '그'와 '그녀'를 넘어선 '4인칭'의 개념은 집단적 상처를 공유하고 서로를 지탱하는 새로운 주체로 나아가는 서사적 장치로 작용한다.

김 작가는 "이성이나 합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폭력의 기억을 표현하기 위해 샤머니즘과 꿈, 텔레파시 같은 상징을 썼다"며 "이야기의 목적은 복수가 아니라 치유였다. 상처를 해소할 자유로운 공간, 함께 춤추는 장면이 그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단편 '던전'으로 등단한 김아나 작가는 2022년 장편 '1990XX'로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여성의 억압과 피해, 그리고 생존 이후의 삶을 꾸준히 탐구해온 그는 "이번 작품은 가장 어린 나의 자화상"이라며 "난폭하고 절망적이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새로운 인칭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복수로 끝나지 않는 서사를 쓰고 싶었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춤추며 서로를 치유하는 장면을 통해, 말하지 못한 감정의 출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4인칭의 아이들'은 개인의 상처를 넘어 사회적 폭력을 응시한다. 소설 속 아이들은 침묵당한 피해자가 아니라, 기억의 조각을 모아 폭력의 구조를 해체하는 주체로 그려진다.

다산책방 제공 다산책방 제공 
이 작품은 "타협하지 않는 서술로 3인칭에서 4인칭으로 나아간다"는 평가를 받으며 혼불문학상의 최고 상금인 7천만 원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단은 "피해와 증언, 기억과 언어의 경계를 허문 작품"이라며 "문학이 증언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올해 심사에는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등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말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말하는 존재로서의 아이들'을 그려낸 김 작가는 "이 소설이 비슷한 상처를 가진 독자들에게 하나의 '연결과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아나 지음 | 다산책방 |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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