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발전재단 제공올해 4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취업한 모현서(51)씨는 직장에서 시설관리직 막내이자 최고령자로 근무 중이다. 30여년 간 전자부품 분야 기술영업직과 해외기업의 국내 지사장으로 활약한 그는 지난해 조기 퇴직하는 바람에 생계 위기에 몰렸던 터다.
그가 퇴직 이듬해 바로 인생 2막을 연 배경에는 중장년내일센터가 있다. 센터의 1:1 상담 등 지원이 그에게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줬고 자신감도 회복시켰다. 그는 국민취업지원제도, 폴리텍 신중년 특화과정 등을 활용해 산업안전기사를 비롯한 국가기술자격까지 취득해냈다.
경기 성남시 소재 한 오피스텔 방재실에서 소방안전관리자로 근무하는 이건주(61)씨도 중장년내일센터를 통한 약 1년간 준비 끝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건설회사 등에서 34년간 경영관리 사무직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그는 센터 상담을 거쳐 소방안전관리 분야로 전직 목표를 잡았다. 이어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소방안전관리자 1급과 전기기능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해냈다.
18일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개최한 '제20회 장년고용강조주간' 기념 행사에서 이들의 성공 사례가 소개됐다. '다시 뛰는 중장년, 함께 여는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행사는 1부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 2부 토크콘서트로 구성됐다.
모씨와 이씨는 올해의 중장년 전직·재취업 우수사례로 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상 수상자 3명도 이날 소개됐다. 경력단절 후 사회복지사 활동 중인 공혜영(47)씨, 산업재해를 이겨내고 안양국제유통단지에 재취업한 최승훈(54)씨, 마술사에서 금속가공 기술자로 변신한 소병희(49)씨 등이다.
시상식에서는 중장년 고용에 힘쓴 5개 기업의 우수사례도 발표됐다. 반복작업 자동화설비 구축 등 중장년 친화 근무 환경을 조성한 성경식품을 비롯해 어니컴, 온세까세로 등 3개 기업이 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블루진단평가, 신독 등 2개사는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상을 수상했다. 이와 별도로 재취업지원서비스 기업컨설팅 우수기업으로 네이버, 디에이치엘코리아 등 2개사도 장관상을 받았다.
노사발전재단 제공2부 토크콘서트에서는 영설계에프엔씨 엔지니어링 임정열 전무가 연사로 참여해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재취업이 막막한 중장년에게 희망의 에너지를 심어줬다. 그는 우유 배달부에서 소방기술사로 거듭나 인생 반전에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재직 근로자는 40대부터 경력설계를 통해 역량을 펼치도록 돕겠다. 퇴직자에게는 훈련과 일경험, 취업알선 등을 종합한 중장년내일이음패키지 서비스로 빠른 재도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히 내년부터는 구인난 일자리에 취업한 중장년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폴리텍 중장년 특화과정 등 직업훈련과 중장년 경력지원제를 통한 '일경험' 기회를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중장년층의 풍부한 경험은 큰 자산이 된다"며 "중장년층이 새로운 도전 앞에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로서 노사발전재단은 원활한 재취업과 전직, 직무 전환을 위해 현장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