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류영주 기자국회에서 내내 으르렁거리던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등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마저도 하루가 채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 보고를 시작으로 9월 내내 암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권성동 체포동의안 보고…與 "내란 종식" 野 "야당 탄압"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된다. 당장 다음날에는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예정돼 있어 표결은 11~12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는 만큼, 여당 주도로 무난한 통과가 전망된다.
더욱이 권 의원이 이미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설령 107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져도 의결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다만 당을 겨눈 특검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첫 체포동의안인 데다가, 이같은 국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야당에선 재차 특검이 '야당 탄압'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강하게 펼칠 공산이 크다.
특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일방 처리한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또한 예상된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에선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진행된다. 핵심 키워드는 변함없이 '내란 종식'이 될 전망이다. 전날 양당 대표가 손을 맞잡고 연출한 '협치' 분위기가 무색하게 정국이 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모처럼 악수하며 활짝 웃었지만…9월 곳곳이 지뢰밭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립의 암초는 9월 정기국회 내내 도사리고 있다. 민주당에서 이르면 9일 또는 11일 '더 센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계획인 데다가, 최교진 교육부장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이 올 경우 여야가 부딪칠 수 있다.
이외에도 15~18일 분야별 대정부 질의가 예정돼 있고, 25일엔 '검찰 개혁'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도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후엔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도 진행된다. 곳곳이 '지뢰밭'인 셈이다.
다만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가진 여야 대표 회동에서 장동혁 대표가 '속도 조절'을 요구했고, 이 대통령도 원론적으로나마 야당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화답한 만큼 민주당이 입법 타임라인을 일부 조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회동에 배석했던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현장에선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속도 조절로 받아들였다. 야당의 입장을 묻고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들었다"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 '성남 라인'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내란 특검의 경우 대통령 입장에서도 정말 협치에 필요한가. 이 부분 관련해서는 저희도 생각을 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일단 제가 그 자리에 있지 않았음을 전제로 말씀을 드린다"며 "이 속도 조절론이란 말은 언제나 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 말씀은) 정부조직개편안은 아마 정부 입법으로 진행될 듯 한데 그 과정에서 충분히 야당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쪽"이라며 "이게 꼭 25일 본회의 통과와 관련된 어떤 기점의 변경 문제가 아니라, 과정에 있어서 좀 더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정해 놓은 일정을 변경하는 등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