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도움되길" 밥차 끌고 한달음에 달려간 시민영웅들
누리꾼 A씨는 봉사단 소식을 SNS에 공유하며 "파란색 옷 입으신 분들 있는 곳에 가면 따뜻한 커피나 음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꼭 전해달라"고 전했다. SNS 캡처무안국제공항 인근이 참담한 사고 소식으로 얼어붙은 가운데, 사고 수습을 돕기 위해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간 시민들이 있었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국제로타리 3710지구 초아의 봉사단(단장 배경희)은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김밥, 빵, 생수, 커피 등을 준비해 오후 5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봉사단은 마른 초지 위에 파란 천막으로 임시 부스를 설치하고 간식과 음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며 구조 작업에 투입된 인력들에 힘을 보탰다.
봉사단 측은 "거기 계신 소방대원, 경찰, 국과수 관계자 분들은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느냐"면서 "저희 단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모아 밥차를 마련해 식사를 제공했고, 오늘 오전 철수했다"고 밝혔다.
봉사단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거기 계신 소방대원, 경찰, 국과수 관계자 분들은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느냐"면서 "저희 단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모아 밥차를 마련해 식사를 제공했고, 오늘 오전 철수했다"고 밝혔다. SNS캡처누리꾼 A씨는 봉사에 참여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날 SNS에 공유하며 "뭐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머니께서) 현장에 봉사하러 가셨다"면서 "여기 파란색 옷 입으신 분들 있는 곳에 가면 따뜻한 커피나 음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주변 현장 수습을 위해 간 관계자분들이 있으면 꼭 전해달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날씨도 추운데 너무 감사하다", "나도 돕고 싶은 마음 가득했는데 직접 가신 A씨 어머님 너무 감사하다", "우리나라는 위기 때마다 국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힘을 보탰다. 위대한 국민"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응원의 목소리를 더했다.
한편, 공항 내부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공사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밤 무안국제공항 2층에 구호 텐트 100여 개를 설치하고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물품과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
"가습기 살균제에 여객기 사고까지…애경 불매" 움직임
30일 엑스(X) 등 SNS을 중심으로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X 캡처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주항공의 열악한 정비 환경 문제가 지적되면서, 계열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30일 엑스(X)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애경그룹 계열사와 애경산업이 판매하는 화장품·생활용품 브랜드 목록을 정리한 게시물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의 모회사로,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의 합작으로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현재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지분 50.37%를 보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하다'고 폭로한 전·현직 재직자 글을 인용하며 애경그룹의 브랜드 로고를 정리한 사진을 게시했다. 이전부터 경영진의 안전불감증이 이어져왔고, 이번 참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해당 게시글은 30일 오전 기준 175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7800명이 넘는 피해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언급하는 글도 있다.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는 2002~2011년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해 9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지난 26일 대법원이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참사 직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이 사고의 주된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이후 이와 무관하게 제동장치인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대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기체 결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은 30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가 엔진으로 들어가 큰 손상을 초래했더라도 시스템적으로 엔진하고 랜딩 기어 시스템은 전혀 별개로 볼 수 있다"면서 "조류 충돌 시점부터 시작해서 항공기 랜딩기어를 왜 못 내렸나 아니면 왜 안 내렸을까 등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속' '北연루'…제주항공 참사에 또 나오는 '음모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음모론이 확산했다. SNS 캡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음모론이 퍼지면서 전문가들이 당부에 나섰다.
30일 SNS 등에 따르면 사고 순간을 포착한 영상을 두고 "어떻게 때를 맞춰 촬영하고 있었나"며 음모론이 제기됐다. 이 영상은 사고 직전 상황부터 충돌 후 모습을 담고 있어 SNS 등지에서 가장 많이 공유된 자료 중 하나다.
심지어 무속이나 북한 등을 사고와 무리하게 연관 짓는 일방적인 주장도 등장했다. "무속인과 무속 광신도들이 국가를 장악해서 그런지 뜬금없이 터진 항공기 사고가 예사롭지 않다"거나 북한의 대남 공작 지침이 아니냐는 글이 퍼지기도 했다.
활주로 충돌 장면을 직접 촬영한 무안 시민은 30일 "가게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밖에서 쾅쾅쾅쾅 소리가 한 서너 번 정도 났다. (비행기가 이상하게 선회하는 모습을 보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촬영을 하게 됐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음모론을 반박했다. CBS김현정의 뉴스쇼 캡처이에 대해 활주로 충돌 장면을 직접 촬영한 무안 시민 이근영(49세)씨는 30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음모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씨는"공항 활주로로부터 300~40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가게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밖에서 쾅쾅쾅쾅 소리가 한 서너 번 정도 났다. (비행기가 이상하게 선회하는 모습을 보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촬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재난 상황에서 음모론이 전파되는 경향에 우려를 표했다.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9일 연합뉴스에 "재난 상황에선 늘 음모론이 나타났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공신력 있는 정보가 중요하다"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온 정보를 소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