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제공제주항공 참사 기체의 블랙박스 분석이 개시된 가운데 사고 기체가 활주로의 3분의 2 가량을 미끄러진 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전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사고 기체가 착지한 지점이 무안공항 활주로 2800m 가운데 3분의 1 지점이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19방향으로 봤을 때 활주로 시작점으로부터 남은 활주로 구간이 3분의 1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략 1200m 전후 지점에 착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것은 FDR(비행기록장치)을 분석해야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고기체가 통상적인 착지지점을 다소 벗어나 활주로를 충분히 쓰지 못했을 만큼, 상황이 급박했을 정황을 보여주는 셈이다.
정부는 전날 회수한 기체 블랙박스를 이날 오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시험분석센터에서 블랙박스의 분석 가능여부 등이 우선 확인될 예정이다. 음성기록장치(CVR)는 온전히 수거됐지만, FDR의 경우 일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블랙박스 분석에 소요될 시간에 대해 "시험분석센터에서 상태가 어떤지 확인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분석에 얼마나 시간 걸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관제교신자료 확인, 무안공항 관제사 면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사 조사에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엔진제작사에도 조사 참여를 협의 중이다.
기체 운영사인 제주항공에는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이날 오전 급파돼 긴급 감독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참사로 탑승객 181명 중 부상 2명, 사망 179명이 확인됐다. 사망자 중 141명은 신원 확인이 완료됐고, 38명은 DNA분석 및 지문 채취를 통해 신원 확인 중이다.
정부는 전날 밤부터 무안공항 관리동 3층에 관계기관 합동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재난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