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싱가포르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자 회사가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23일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매자들에게 빠르고 안전한 대금 지급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제3의 금융 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안전하게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결제하면 티몬과 위메프에서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하는 형태였다면, 새로운 시스템은 안전한 제3의 금융기관에서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들의 구매 확정 이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전체 결제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급 일자 또한 앞당겨 빠르면 주간 단위 정산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양사는 8월 중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판매자들에 공개하고, 이용 방법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티몬·위메프 관계자는 "상품 결제대금의 지급 안전성을 강화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정산 지연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고 판매자, 고객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위메프는 앞서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판매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티몬마저 정산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티몬은 전날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보름 넘은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서 업체들이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구매한 상품을 취소하도록 소비자에게 공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전날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패키지 상품 이외에 숙박이나 항공권 등 단일 상품의 경우에도 이미 구입한 판매자에게 상품 취소를 안내하는 등의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 및 위메프에 오는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해 있던 대형 유통사도 발을 빼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했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상품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