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전달보다 작아졌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8.93으로 지난해 9월 103.17 대비 5.6% 상승했다.
전달인 8월 5.7%보다 0.1%p 낮아진 수치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7%)부터 7월(6.3%)까지 매달 전달보다 높았다가 8월에 지난 1월(3.6%) 이후 7개월 만에 낮아졌는데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전달보다 축소됐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파르게 이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국제유가 오름세 둔화"라고 밝혔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도 상승 폭이 축소됨에 따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전년 같은 달 대비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지난 6월 39.6%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35.1%, 8월, 19.7%, 9월 16.6%로 매달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배추 가격은 95% 올라 급등세 지속, 무도 91%↑
지난달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여기에 지난달은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도 상승 폭이 전달보다 축소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 힘을 보탰다.
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8월 27.9%에서 지난달 22.1%로,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8월 10.4%에서 지난달 8.7%로 축소됐다.
그러나 배추 가격은 지난해 9월보다 95.0% 오르며 상승 폭이 8월 78.0%보다 한층 커졌고, 지난달 무 가격도 91%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통계청 제공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곡물 외의 농산물과 석유류 품목을 뺀 401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 농산물과 석유류 외에도 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전기, 지역난방비 등 품목을 뺀 309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 개인서비스 가격 강세도 지속됐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가격은 지난해 9월보다 6.4% 올랐는데 이는 1998년 4월 6.6% 이후 24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특히, 외식 가격 상승률은 9.0%에 이르며 1992년 7월 역시 9.0% 이후 무려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OPEC+ 감산 결정과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변수
연합뉴스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이어진 물가 상승세 둔화가 계속될지는 역시 국제유가 오름세 둔화 지속 여부가 좌우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어운선 심의관은 산유국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이달부터 감산에 들어가기로 한 것을 주요 변수로 들었다.
다만, 어운선 심의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가 오펙플러스의 감산 파급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부터 또 오르는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 그리고 좀처럼 꺾이지 않는 환율 상승세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올해 들어 9월까지 누계 상승률은 5.0%로 전달과 같았다.
어운선 심의관은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 초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