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박종민 기자24일 국민의힘은 주무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이 '언론재갈법'이라는 것을 시인했다며 27일 본회의 상정을 예고한 여당에 재차 경고를 했다. '충분한 검토'를 이야기한 문재인 대통령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우려를 동력 삼아 언론중재법 개정안 제동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이채익 의원은 "황 장관이 '이러면 큰일 난다'고 실토했는데 이제야 바른말을 했다"며 "여당 강경파 앞에선 찍소리 못하더니 밖에서는 언론징벌법, 재갈법이라는 것을 자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윤창원 기자이 의원은 이어 "(민주당의 안 대로라면) 고발전문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게이트' 같은 보도를 원천봉쇄해 정권창출 야욕에 눈이 먼 것을 자각해야 한다"며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재차 저격한 뒤 "지금이라도 (본회의 처리 방침을) 그만두면 그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앞서 황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질문에 "정부가 할 일은 언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라며 "처음 여당의 법안을 봤을 때 말이 안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통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규정을 만들 것"이라며 "판사들을 만나 법 적용 가능성을 듣고 언론인들을 만나 염려하는 부분을 듣는 동시에, 언론보도 피해자들에게도 문제점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여야협의체 9차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입법 움직임에 대해 "지금 언론이나 시민단체, 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 만큼 27일 본회의를 데드라인으로 잡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협의체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해 예고한 시점에 언론중재법이 상정되길 "희망한다"며 처리 방침 자체는 유지했다. 다만 "인권위원회 하고도 여러 가지 언중법 관련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고 시민단체의 의견을 듣고 있다. 언론단체 하곤 아직 원활하진 않습니다만 최대한 의견 반영해서 처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