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언론중재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합의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방침을 철회한 뒤 강성 지지층 달래기에 골몰하고 있다.
야당과 언론단체는 물론 청와대까지 만류하고 나서면서 끝내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동안 지지자들에게 해왔던 일종의 '약속'이 있었다는 점에서 난처한 입장이다.
법안 처리 주도했던 송영길 "힘든 시간"
송영길 대표는 29일 밤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힘든 시간, 아들 자취방에서 그나마 '시시'가 옆에서 위로를 해준다"고 적었다.
여기에, 마룻바닥에 옆으로 기대 누워 반려견 허리를 감싸안은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첨부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밤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송영길 대표 페이스북 캡처'강행 처리' 의견만큼이나 '속도 조절론'이 커진 당 내 여론을 반영해 '처리 보류'라는 결정을 직접 내렸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번에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을 추진할 때 지도부 인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강경파 쪽에서는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개혁 성향 의원 모임 '처럼회' 일원이자 당 미디어특위 소속으로 법안 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김승원 의원은 30일 아침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피해구제법 또 미뤄졌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의원은 "국힘당(국민의힘) 의원들의 방해에 새벽 4시까지 입이 헐도록 애썼던 시간들,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어떤 수모를 겪더라도 끝까지 완수하고 그때까지는 세비를 어려운 국민께 반납하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말 이 법 본회의 사정이 무산된 직후에도 "국민의 열망을 담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흐르고 입안이 헐었습니다"라고 소셜미디어에 밝힌 바 있다.
여야에 추가 합의를 요구한 박병석 국회의장을 거명하면서 'GSGG'라는 황당한 욕설 추정 문구를 담아 각계의 빈축을 샀던 게 바로 해당 게시글에서였다.
연내 처리 무산 분위기…변수는 이재명 입장
앞으로 언론중재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등 언론미디어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책과 함께 국회 차원의 특위에서 논의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언론중재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의장실을 나서며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특위 활동기한이 오는 12월 31일로 정해지면서 연내 관련법 처리는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내년 초에는 대선이라는 대형 선거 이슈가 예정돼 있어 여론 반발이 큰 개혁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남은 변수는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 법 처리를 연일 주문해왔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최근 대장동 특혜 의혹에 자신의 측근이 연루돼 있다는 보도에 반박하면서도 이 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9일 의원총회에서도 박성준, 이재정 등 이재명 캠프 의원들은 강행 처리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신현영 원내대변인 명의 서면 브리핑에서 "법안 통과를 기다리셨던 많은 분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총력을 다해 언론개혁의 과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의힘 반대로 마지막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고 야당에 책임을 돌린 뒤 국회 차원에서 구성하기로 한 특위 논의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