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400명을 넘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이한형 기자추석 연휴의 '후폭풍'이 결국 현실화됐다. 닷새 간의 연휴기간이 끝나자마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00명대로 뛰어오르면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34명 늘어 총 29만 5132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사상 최다치다. 종전 최다기록은 지난달 11일의 2221명으로, 44일 만에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신규 환자는 추석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18일(2087명)부터 21일(1729명)까지 나흘 연속 집계요일(금·토·일·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심상치 않은 확산세를 보였다. 사흘째 1700명대를 기록했던 전날(1715명·당초 1716명에서 정정)보다 무려 719명이 폭증한 수치다. 평일에 비해 진단검사량이 30% 가량 줄어들었던 '휴일 효과'가 사라지면서 확진자가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명절 대이동'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상황이 아니란 점도 문제다. 통상 4~5일에 이르는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연휴기간 감염된 환자가 방역망에 잡히기까지는 1주일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정부도 다음 주쯤부터 추석 연휴가 유행상황에 미친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석 당일을 포함한 1주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 중인 수도권에 대해서도 접종완료자 4인 등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을 완화한 조치도 변수다. 실제 이번 추석 이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발(發) 확산세가 전국적 대유행으로 이어질 경우, 10월 말 '전 국민 70% 접종완료' 이후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을 꾀하려 했던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211명)부터 벌써 80일째 계속되고 있다.
지역발생만 2400명대…서울 하루 최다환자 경신·非수도권 다시 '오름세'
서울 여의도공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2416명, 해외유입이 18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903명 △부산 29명 △대구 128명 △인천 140명 △광주 42명 △대전 71명 △울산 30명 △세종 16명 △경기 704명 △강원 43명 △충북 60명 △충남 75명 △전북 62명 △전남 17명 △경북 45명 △경남 37명 △제주 14명 등이다.
최근 유행세를 이끌고 있는 수도권은 1700명대 환자(1747명)가 나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전 최다기록은 지난 15일의 1654명이었다. 특히 서울은 해외유입(4명)까지 무려 907명이 신규 확진되면서 올 여름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6번째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체 대비 72.3%로 연일 75%를 웃돌던 발생비중은 다소 떨어졌다.
그간 정체상태를 보였던 비수도권 지역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전날 400명대(406명)에 머물렀던 확진자는 669명으로 뛰어올라 27.7%의 비율을 나타냈다.
해외유입 사례(18명)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7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인원이 1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입 추정국가는 △필리핀 3명 △우즈베키스탄 2명 △카자흐스탄 3명 △러시아 1명 △일본 1명 △네팔 1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11명, 미국 4명, △이집트 1명 △남아프리카공화국 1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2명, 피지 1명 등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3명, 외국인이 15명이다.
방역당국의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는 1650명이 늘어 누적 26만 4492명(89.62%)이 격리해제됐다.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기관에서 격리치료 중인 확진자는 777명이 늘어 총 2만 8206명으로 집계됐다.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3명이 줄어 309명이다. 사망자는 하루새 7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숨진 확진자는 모두 2434명(치명률 0.82%)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400명을 넘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진단키트를 추가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전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총 7만 616명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는 총 15만 2338건의 검사를 시행해 469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비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는 총 2만 3614건의 검사를 통해 76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연휴가 마무리되면서, 예방접종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56만 186명으로 누적 접종자는 3713만 218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대비 72.3%로 접종대상인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보면 84.1%에 달한다.
2차 접종을 받은 대상자는 37만 5869명이 늘어 지금까지 총 2258만 2280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쳤다. 전체 44%의 비율로 성인 기준으로 51.1%에 해당한다.
"'추석 여파' 본격화되는 다음 주까지 방역 만전…'부스터샷' 계획도 구체화"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을 방문해 박찬병 병원장과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한편, 정부는 늘어나는 확산세에 우려를 표하며 추석 여파가 본격화되는 다음 주까지의 철저한 방역 관리를 강조했다.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등 현행 거리두기는 다음 달 3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단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번 명절 대이동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내주까지의 방역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량이 늘면 확진자도 늘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이 있었지만, 그 확산세가 놀라우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미리 막지 못해서 대단히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또 방역당국 측에 "연휴로 인해 다소 이완됐을 수 있는 방역체계를 꼼꼼하게 점검해 달라"며 "방역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못한다면 '단계적 일상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질병관리청 쪽에도 "한층 원활해진 백신 공급 여건을 감안해 접종간격을 단축시키는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달라. 고령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추가접종) 계획도 신속히 구체화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