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법인+기획부동산 연쇄 먹튀…땅값 폭등 '평택 포승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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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투기 먹잇감 된 평택포승지구①
포승지구 개발 시작한 2015년 등장
'농업법인→기획부동산' 연이은 토지 거래…땅값 폭등
'이익 극대화' 300평 지분 쪼개 160명에 매도하기도
"타 지역보다 땅값 2~3배 높아"…투기세력 집중 포화
단물 빨고 사라진 투기세력, 피해는 지역사회 몫

※LH 사태 이후 경기도는 최근 경기도 전역의 투기 의심 정황들을 추적 조사해 가짜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들을 가려냈다. CBS노컷뉴스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 등 대표적인 투기세력들이 연달아 투기를 벌인 평택 포승지구 인접지를 주목했다. 투기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투기는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원주민들의 몫으로 남았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농업법인+기획부동산 연쇄 먹튀…땅값 폭등 '평택 포승지구'
(계속)


경기 평택시 포승읍 일대에 들어선 포승지구 조감도.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최근 'LH사태' 이후 기획부동산과 농업법인의 투기 행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대규모 산업단지인 평택 포승지구 인접지에서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 등의 연쇄적 투기가 발생하면서 일대 땅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승지구 인접지에서는 1차로 농업법인이 사들인 땅을 2차로 기획부동산이 다시 매입한 뒤 많게는 수 백명에게 쪼개기 매도해 땅값이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법인→기획부동산'…6배 폭등한 땅값

24일 CBS노컷뉴스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진행 중인 도내 6개 개발사업 지구와 3기 신도시 인접지에서 기획부동산이 토지를 거래한 내역 전수를 확보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투기 정황이 포착된 기획부동산 109곳 중 4곳은 직전 거래에서 농업법인으로부터 토지를 사들인 뒤 가격을 올려 되팔았다. 서울과 인천 등에 사무실을 둔 4곳의 기획부동산은 전남과 전북, 서울 등을 소재지로 한 농업법인 4곳이 소유한 땅들을 사들였다.

이들이 사고 판 토지는 모두 평택시 포승읍 일원에 조성된 산업단지인 평택 포승지구의 인접지에 집중됐고, 면적은 1만7500여㎡로 축구장 3개 크기다.

토지 거래는 포승지구 공사가 시작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포승지구가 들어서며 발생할 인접지의 개발이익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례별로 살펴보면, 같은 날 농업법인이 산 땅을 기획부동산이 다시 사 하루 만에 땅값이 폭등한 곳도 있었다.

해당 토지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보면 A 농업법인은 2015년 12월 15일 평택 포승읍 신영리 한 임야(5천여㎡)를 6억 원(평당 38만 원)에 매입했다. 곧바로 A 농업법인은 B 기획부동산에 같은 날 10억5천만 원(평당 68만 원)에 팔아 치웠다. A 농업법인은 하루만에 4억 원 넘게 매도차익을 챙긴 셈이다.

이후 B 기획부동산은 해당 토지를 잘게 쪼개 100여 명에게 평(3.3㎡)당 240만 원을 받고 되팔았다. 추정되는 매매가는 37억 원.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을 거치며 땅값은 6배 가까이 폭등했다.

기획부동산들은 또 농업법인에 지불한 매입 비용을 충당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주 잘게 '지분 쪼개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분을 잘게 쪼갤수록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의 한 농업법인으로부터 2017년 포승읍 희곡리 900여㎡의 임야를 3억5천여만 원에 산 C 기획부동산은 지분을 잘게 나눠 160여 명에게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쪼갠 지분 중에는 1㎡도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C 기획부동산은 평당 128만원에 산 땅을 두 배가 넘는 310만원에 팔아 추정 수익만 5억 원에 달한다.

◇연이은 투기 행각…타 지역보다 높은 땅값 부추겨
평택 포승지구 인접지에 농업회사법인과 기획부동산이 잇따라 투기하며 땅값이 크게 올랐다. 사진은 '투기 대란'이 벌어졌던 평택 포승읍 신영리 한 임야. 정성욱 기자

 


이처럼 대표적인 투기세력인 기획부동산과 농업법인이 연이어 몰린 해당 토지들은 포승지구 인접지역내 다른 토지들에 비해 땅값이 더욱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2015년 D 기획부동산이 개인 토지주로부터 평택 포승읍 신영리 한 임야 200여㎡를 3500만 원(평당 58만 원)에 사들였다. 이어 다음 해 평당 150만 원에 쪼개 팔아 8800만 원을 챙겼다. 평당 땅값이 세 배 정도 증가한 것.

이는 A 농업법인과 B 기획부동산을 거쳐 땅 값이 6배 가까이 폭등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이 연이어 투기 행각을 벌인 토지의 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포승지구 한 공인중개사는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이 함께 계획해 투기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하지만 두 단계를 거치면서 땅값이 크게 오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취 감춘 투기세력…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 몫

이런 가운데 포승지구 '투기 대란'의 원흉인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은 현재 소재지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전남의 한 농업법인은 등기부등본상 주소지에 기재된 대표전화 연결이 해제돼 있었다. 또 다른 기획부동산들도 등기상 주소지에서는 이미 철수한 상태였다.

평택 포승지구내 한 공인중개사는 "기획부동산들은 포승지구 공사가 시작한 시점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싹 훑고 이제는 모두 빠져나간 상태"라며 "투기세력이 지나간 이후로 땅값이 2~3배는 올랐다"고 설명했다.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의 연쇄 투기로 인한 땅값 폭등은 결국 지역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입힐 수밖에 없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성달 국장은 "땅값이 오르면 누군가는 농사를 짓거나 실사용 목적으로 땅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게 된다"며 "투기세력은 차익을 먹고 빠지면 그만이지만 지가 상승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원주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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