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명씩 다쳐"…한국타이어 6년간 1190명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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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근이 두렵다②]
2015년부터 산업재해 전수조사…1.8일마다 사고

※'2021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타이어 부문 13년 연속 1위, '2021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타이어 산업 부문 12년 연속 1위. 대전과 충남 금산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타이어의 수식어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에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13년 전 노동자 10여 명이 심장 질환과 암 등으로 잇따라 숨지며 '죽음의 공장'이라 불리기도 한 것. 당시 집단 역학조사가 이뤄졌지만, 다양한 암과 작업현장과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1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하다 다치거나 죽고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노동부의 감독이 이뤄지고 수백 가지의 위반사항이 적발된다. 수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현장의 위험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고,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하루하루는 여전히 위태롭다. 대전CBS는 한국타이어의 작업현장 실태와 노동부의 관리·감독 현황을 살펴보고, 멈추지 않는 사고의 원인을 다각도로 조명해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멈추지 않는 한국타이어 사고…기계에 머리 끼고 가스 흡입
②"이틀에 한 명씩 다쳐"…한국타이어 6년간 1190명 산재
(계속)

한국타이어에서 이틀에 한 명꼴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지난 1월까지 이 공장에서는 모두 1190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다쳤으며,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대전CBS가 입수한 한국타이어 산업재해조사표에 따르면, 대전공장에서 2015년부터 지난 1월까지 556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금산공장에서는 2015년 3월부터 지난 1월 17일까지 634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두 공장에서 6년 동안 발생한 산업재해는 총 1190건. 1.8일에 한 번꼴로 노동자가 다치는 일이 발생한 셈이다. 이 중 4명의 노동자는 기계에 끼이거나 직업성 암, 사업장 외 교통사고 등으로 숨졌다.  

◇사고 원인 '끼임' 지금도↑…동종업종 평균 2배 이상 산업재해율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내부 모습. 독자 제공

 

앞서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11월 18일 성형공정에서 작업하던 40대 노동자의 신체가 기계에 말리면서 머리와 가슴 부위를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금산공장에서는 2017년 10월 22일 정련공정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손으로 고무원단을 옮기던 중 벨트와 벨트 사이로 신체가 말려들어가면서 사망했다.

두 사망 사고 모두 기계에 신체가 말리는 협착 사고였는데, 한국타이어의 산업재해 현황에서도 '끼임' 사고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공장의 산업재해 556건 중 끼임과 관련된 사고는 74건, 금산공장은 634건 중 79건이 끼임 사고였다.

다쳐서 일할 수 없는 날이 한 달 이상 되는 산업재해도 대전공장의 경우 241명으로 전체 사고의 43.3%에 달했다. 금산공장의 경우 전체 634건의 산업재해 중 180건(28.4%)이 다친 노동자가 30일 이상 쉬어야 하는 사고였다.

대전 공장에서는 하루에 3명 이상 다친 날도 16일이나 됐다. 특히 2019년 3월 22일에는 하루동안 파열, 계단에서 넘어짐, 부딪힘,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 등으로 5명의 노동자가 다쳤다. 이 중 3명은 휴업예상일수(다쳐서 쉬어야 하는 기간)가 90일에 달했다. 금산 공장에서도 하루에 3명 이상 다친 날이 17일이었다.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동종 업종 평균 2배 이상인 산업재해율과 사고성 중상해가 다수 발생하는 사업장이다. 게다가 누락된 사고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고용노동청의 특별감독 강평 자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산재 조사표 제출 대상만 포함해 실제 휴업일수가 없는 사고는 누락해왔다. 노동청은 해당 자료에서 "강도가 약한 재해를 관리대상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이를 위험성 발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전CBS가 분석한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산업재해조사표에는 '휴업일수가 없는 사고'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사고까지 포함한다면 더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다만, 대전공장의 경우 휴업 예상일수가 없는 사고도 다수 포함돼있었다.

◇사고부터 질병까지…다양한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이 신청한 산업재해의 양상은 매우 다양했다.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일하다 다치는 이유도 다양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의 2011~2020년 한국타이어 산재현황표.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제공

 

노동자들의 산재는 사고와 질병으로 나뉘고, 질병에는 근골격계, 뇌심혈관계, 직업성 암, 기타 등이 있다.

근골격계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2011년 9건에서 지난해 95건으로 9년 사이 10배 넘게 늘었다. 늘어난 산재 신청건수와 같이 승인 건수도 2011년 6건에서 2020년 92건으로 증가했다.

뇌 심혈관 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건수는 2011년·2013년 각 2건, 2014년 1건, 2015년 2건, 2016~2019년 각 1건, 2020년 4건으로 집계됐다. 승인으로 이어진 건수는 2013년 1건과 2020년 3건이었다.

직업성 암의 신청건수는 2011~2012년 각 1건, 2013년 2건, 2016년 1건, 2017년 3건, 2018년 1건, 2020년 3건이었고, 이 중 2016년~2018년 각 1건, 2020년 1건이 승인됐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노상철 교수는 "뇌심혈관 질환이나 암의 경우 작업으로 인한 특정 유해 인자 노출과의 관련성을 가지고 산재 승인을 받는 과정이 근골격계보다 난이도 측면에서 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암에 노출된 이후에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현장에서 노출돼서 그 이후에 암이 발생되기까지는 적어도 5년, 10년 이상의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과거에 노동자가 그런 발암성 물질을 취급했는지, 그게 현장에 얼마나 있었는지 거꾸로 조사를 해야하는데 과거에 노출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재해 건수도 꾸준히 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67건에 그쳤던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지난해 225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28일 민주노총 대전본부·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대전운동본부는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한국타이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는 사고성 산재보다 직업성 질병이 더욱 심각하다. 매월 30명 정도가 산업재해로 요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암연구소도 인정한 고무산업의 특성상 발암물질을 취급하는 한국타이어의 유해물질 위험성은 심각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암 환자 중 직업성 암 환자로 추정하는 비율은 4%다. 대한민국 암 환자 24만명 중 9600명이 직업성 암 환자로 판정되어야 하지만 200여 명만이 직업성 암 환자로 승인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암 환자는 산재신청을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한국타이어의 왜곡된 조직 문화로 볼 때 숨겨진 암 환자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 역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작업환경 점검이 필요하고 산업안전 보건 체계가 사내 하청 인력까지 포함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최근 글로벌 타이어 산업에 대한 역학조사결과를 보면 고무 제품 제조 산업과 발암 관련성은 없거나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또 산업재해 발생과 관련해선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총 3100억 원을 투자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안전, 환경, 에너지, 물류, 작업·생산관리, 품질관리 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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