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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정경심 檢수사 인권침해' 진정 1년…결론 못 내리는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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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7일, 김민웅·은우근 교수 등 5인 인권위 진정
인권위 "아직 조사 중"…청원인 "늦어지는 조사 답답"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한형 기자

 

"조국 전 장관 부부는 광범위한 피의사실 공표와 허위사실 유포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당했다."

지난해 4월 27일 이른바 '조국 백서' 제작을 주도한 경희대 김민웅 교수, 광주대 은우근 교수, 더브리핑 고일석 대표 등 3명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 모였다.

이들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벌어졌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 검찰 출입 기자들, 주광덕·김무성·홍준표 의원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진정에는 이날 함께하지 못한 김인국 전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신부, 법무법인 맥 조재건 대표변호사 등을 포함해 모두 5명이 동참했다. 피해자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배우자 동양대학교 정경심 교수, 딸과 아들 등 가족을 적었다.

이들은 진정을 접수하며 "이 진정은 앞서 1월 접수된 진정의 연장선상"이라고 밝혔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월 은우근 교수가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는 은 교수의 국민청원을 청와대가 인권위에 이첩하려 했다가 폐기 요청하면서 '독립성 침해' 논란이 빚어진 직후다.

광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은우근 교수가 지난해 1월 인권위에 '조국 수사 인권 침해'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차민지 기자

 

27일 인권위에 조 전 장관 일가와 관련해 접수된 진정은 모두 3건이다. 지난 2019년 10월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취지로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 신승목 대표가 진정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인권위의 인권 침해 진정 사건 중 피해자가 아닌 제삼자가 진정한 사건의 경우 중요한 건 피해자의 의사다.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 진정은 각하될 수 있다. 다만, 정 교수는 인권위에 변호인을 통해 동의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진정이 접수된 지 이날로 1년을 맞지만 여전히 해당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 진정 사건은 접수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 부득이한 사정으로 기한을 연장할 경우 문서로 진정인에게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인권위는 자세한 진행 상황을 알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진행 중인 진정 사건에 관해서는 내용을 밝힐 수 없다. 소위원회는 아직 상정 전"이라며 "당사자에게는 조사 기한 연장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두 차례 진정에 참여한 은 교수는 "적어도 2차례 정도 조사가 지연된다는 연락을 인권위로부터 받았다"며 "명백한 인권침해였고, 증거를 제시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다. 조 전 장관 등 피해자 쪽 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진정은 침해조사국 조사총괄과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조사를 마치면, 침해구제 제2위원회에 상정돼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사건이 중요하거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경우라고 판단되면 소위원회에서 의결하는 대신 전원위원회에 회부될 가능성도 있다.

통상 검찰·경찰·군 관련 사건은 '침해구제 제1위원회'에서 맡게 된다. 하지만 1소위원장인 박찬운 상임위원이 SNS에 조 전 장관 관련 검찰 수사를 여러 차례 비판해 온 점 등을 고려해 스스로 회피 의사를 밝혔다.

조 전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던 쪽에서도 이번 진정 진행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 '조국 흑서'의 필진으로 참여하기도 한 김경율 회계사는 "인권위가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전 장관 자체만 놓고 보면 모르겠지만, 조 전 장관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피의사실공표 등의 문제에서 많이 보호를 받았다"며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알려진 것과 달리 변호사의 권리도 잘 보장된 것으로 아는데, 이전과 이후를 본다면 인권침해라 판단은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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