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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에 '대통령' 대신 '늙은이' 호칭…상호비방 위험 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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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잘망스러운 늙은이"…"우리는 더 잃은 것 없다" 결기
나흘 전 최선희 담화와 달리 대통령 호칭도 생략…감정전 양상

(사진=연합뉴스)

 

"트럼프는 조선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파국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신경전이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확대되며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북한은 9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경고 메시지에 대해 거칠게 반응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7일과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대해 "참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라며 "어쩔 수 없이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녕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망녕든 늙다리'는 북미 무력충돌 위기 상황이던 2017년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최고 수위의 비난이다. 아직까지는 비난 수위를 그 이하로 조절하면서도 실제 효과는 톡톡히 챙기고 있는 셈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 5일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교묘한 언술을 썼다.

이번 담화는 또 트럼프 대통령을 '잘망스러운 늙은이'라 비난함으로써 '망녕든 늙다리'에 버금갈 만큼 강도를 높였다. 자신들의 '최고 존엄'을 '로켓맨'이라고 조롱한 것에 대한 분풀이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날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호칭을 생략함으로써 그 자체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만약 우리더러 보고 들으라고 한 언행이라면 트럼프식 허세와 위세가 우리 사람들에게는 좀 비정상적이고 비리성적으로 보인다는 것과 내뱉는 말마디 하나하나가 다 웃지 않고는 듣지 못할 소리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뺏지 못할 것"이라고 결기를 드러냈다.

그는 북한이 설정한 연말 협상 시한이 임박했음을 거론하며 "시간끌기는 명처방이 아니다. 미국이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다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미국의 안전 위협이 계속해 커가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다만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지만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추가로 압박할 경우 그나마 북미관계를 지탱해온 '정상 간 친분'마저 파탄날 수 있다는 '레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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