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론광장의 상징이었던 포털 다음의 '아고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 2004년 12월 문을 연 뒤 15년 만이다.
3일 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아고라 서비스를 2019년 1월 7일 종료한다"며 "그동안 '대한민국 제1의 여론광장'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이제 15년간의 소임을 마치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다음 아고라는 지난 2004년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폴리스)에서 자유 시민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던 장소에서 따온 이름처럼 토론, 이야기, 청원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사회 여러 주제에 대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오가는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청원 게시판은 별다른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도 사회 각계의 억울한 사연 등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여론 형성의 무게 중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점점 옮겨가면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었다. 사용자 수도 급격히 감소했다.
청와대가 직접 답하는 국민청원 게시판의 등장도 아고라의 빛을 잃게 됐다.
포털 다음은 이와 함께 여성용 게시판 서비스 '미즈넷'도 내달 14일 종료하기로 했다.
미즈넷은 1999년 7월 시작한 다음 커뮤니티로 연애, 고부갈등, 육아, 다이어트 등의 관련 고민을 나누면서 아고라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다양한 SNS 플랫폼이 출시되면서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회 흐름의 변화에 따라 다음 아고라는 소임을 다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선택과 집중'에 따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전했다. 미즈넷 입점 파트너스들과는 다른 서비스에서 지속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