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씨. 자료사진
5·18 민주화운동 배후에 북한군이 있다고 주장한 지만원(75) 씨가 '광수'(북한특수군)라고 지목했던 5·18참가자를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누리집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5·18기념문화센터에 따르면 1980년 항쟁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한 지용(76) 씨는 최근 한 누리꾼으로 부터 지만원씨가 작성한 인터넷 게시물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받았다.
지만원 씨는 이달 23일 자신이 운영하는 누리집에 '지용, 반공인사 지갑종 씨 이름 더럽히지 말라'는 글귀로 시작하는 1천500여자 분량의 게시물을 올렸다. 지만원 씨는 이 글에서 "나이 들어 헤프게 놀아나지 말고 조상과 형님의 명예를 지키기 바란다"며 지용 씨를 비난했다.
지용 씨는 시민군 참여 이력을 38년간 함구했지만, 지만원 씨로부터 북한 군인으로 지목당한 사실을 최근에야 알고 5·18기념문화센터를 통해 공개증언에 나섰다.
일제강점기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를 실천한 붕남(鵬南) 지응현(池應鉉) 선생의 친손자이자 지갑종(91) 유엔한국참전국협회장의 친동생인 그의 가족사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지용 씨는 "지만원 씨가 자신을 북한 군인이라고 지목한 데 이어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난한 사실을 최근 알게됐다"면서 "반성할 줄 모르는 지만원에게 화가 치민다"며 5·18기념문화센터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5·18기념문화센터 측은 지용 씨에게 해당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인물이 지만원 씨라고 주장했지만, 우연히 게시물을 보고 관련 내용을 알린 시민이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임종수 5·18기념문화센터 소장은 "5·18 왜곡 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데도 당사자 처벌이 하루빨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유럽의 '홀로코스트 법'처럼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