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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사랑하다 미쳐버린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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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연극 ‘미친키스’

연극 '미친키스'. (사진=프로스랩 제공)

 

연극 '미친키스'. (사진=프로스랩 제공)

 

미치다 [동사]
1.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2.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중하다.

조광화 연출의 데뷔 20주년 기념 연극 ‘미친키스’는 ‘미치다’라는 단어의 두 의미를 모두 내포한다.

미치도록 한 여인을 사랑하던 남자가 있다. 여인이 떠나려고 하자, 광기(狂氣)를 드러낸다. ‘집착’이다.

남자는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한다. 여자는 그 집착이 부담스럽다. 떠나려는 연인의 마음을 바꾸지 못하자 남자의 집착이라는 감정은 상실감으로 변한다.

남자는 허무함과 무력함을 탈피하려고 몸부림치다 결국 자신을 포함해 주변 인물까지 파멸의 길로 몰고 간다.

남자 주인공 장정이 파멸해가는 모습은, 정도의 차이가 있다뿐이지, 사랑의 열병을 앓아본 우리 모두를 닮았다.

누구나 사랑 때문에 날아다닐 것처럼 기뻐하다, 이루어지지 않으면 죽을 만큼 힘들어한 경험이 있다.

연극 '미친키스'. (사진=프로스랩 제공)

 

연극 '미친키스'. (사진=프로스랩 제공)

 

연극은 데뷔 20주년을 맞아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조광화展’의 두 번째 작품이다.

근 10년 만에 다시 오르는 이 연극은 연출이 ‘시대에 맞게 변화했다’고 했음에도 낡은 느낌이 든다. 대사나 표현 그리고 내용은 어째 10년보다 더 오래된 느낌이다.

이보다 더 불편한 것은 2시간 가까이 배우들이 쏟아내는 과다한 감정이다.

집착하는 한 남자의 좌절을 보여주는 목적이라 하더라도 오로지 ‘강’뿐인 감정선이 관객을 피로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연극에 동화되기 쉽지 않았다.

연극 '미친키스'. (사진=프로스랩 제공)

 

반면 조광화 연극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음악은 매력적이다. ‘미친키스’에서는 아코디언 소리가 장정의 불안과 상실감을 대변한다. 경쾌하면서도 허망한 바람소리가 공연 후에도 귓가에 맴돈다.

“사랑은 없어요. 아코디언 소리 같아요. 안에서 소리가 난다고 뜯어보면 아무 것도 없어요.”(히스의 대사 중)

있지만 없는 ‘사랑’을 형상화하는 도구로 아코디언을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공연은 다음 달 2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진행된다.

장정 역은 조동혁·이상이, 신희 역은 전경수·김두희, 인호 역은 손병호·오상원, 영애 역은 정수영·김로사, 은정 역은 이나경, 히스 역은 심새인, 악사는 미미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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