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전사한 한미 양국군 유해 17위가 66년만에 각자의 조국으로 돌아갔다.
한미 양국은 28일 서울 연합사령부 연병장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주관으로 양국의 6·25 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를 개최했다.
양국의 6․25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는 모두 15위로, 미 합동전쟁포로와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가 북미 합의에 따라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평안북도 구장군과 함경남도 장진군, 운산군 일대 격전지에서 발굴했다.
미 발굴팀이 2005년까지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400여 구의 유해는 하와이에 있는 JPAC본부로 옮겨진 뒤 신원 확인을 위한 정밀감식 과정에서 국군 전사자로 확인돼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북한이 미국이 발굴한 유해 중 한국군이 섞여 있는 사실을 몰라 반출이 가능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2년 5월에도 국군 전사자 유해 12위가 같은 과정을 거쳐 국내로 봉환됐고 이 중 김용수·이갑수·임병근 일병 등 3위의 신원이 확인돼 현충원에 안장됐다.
이번에 봉환된 유해 중 구장군에서 발굴된 6위는 미 2사단 및 터키여단이 중공군과 맞서 싸웠던 구장동 전투(1950년 11월24∼28일)에 참전한 국군으로 추정된다. 장진군에서 나온 8위는 미 해병 1사단과 7사단이 중공군과 벌였던 장진호 전투(1950년 11월27일∼12월1일)에 참전한 국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 있다.
또 운산군에서 발굴된 유해 1위는 국군 6사단이 참전한 온정리 전투(1950년 10월24∼30일)나 국군 1사단이 참전한 운산·영변 전투(1950년 10월26일∼11월3일)에서 전사한 국군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미국으로 봉환되는 유해 2위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양구 백석산 1016고지에서 발굴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 전사자와 그 유가족의 유전자를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 유해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는 유해발굴감식단 유해보관소에 안치된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지금까지 미군 유해 10위와 영연방군 유해 3위를 미국으로 송환한 바 있다.
6·25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2000년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한시적 사업으로 시작해 16년 동안 국군전사자 9천여 위를 발굴했다.
그러나 아직 비무장지대(DMZ) 이북 지역에 4만여 위, 남한 지역에 8만 4천여 위의 전사자가의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5만4천여 명 가운데 아직 8천여 위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 미 조사팀은 비무장지대(DMZ) 이북 지역에 6천여 위와 남한 지역에 2천여 위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90~1994년 신원 미상의 미군 600여 명의 유해 208상자를 미국에 송환했고, 2000년에는 북미 합동 조사팀이 당시 전투 현장 근처에서 추가 유해를 발굴했다.
이학기 유해발굴감식단장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던 한미 전사자 유해가 서로의 조국으로 돌아간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가 무한책임 의지를 적극 실현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