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국가보안부 건물 앞에 괴한이 세워둔 차량에서 20일(현지시간)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그 주변에 있던 경찰관 등 29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이집트지부를 자처하는 '시나이지방'은 소속 대원들이 국가보안부를 겨냥해 폭탄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괴한 한 명이 카이로 슈브라 엘케이마 지역에 있는 국가보안부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나서 뒤따르던 오토바이에 올라타 도망쳤다.
곧이어 괴한이 주차한 차량이 폭발하면서 경찰관 6명을 포함해 보행자 등 최소 29명이 다쳤다.
이집트 보안 당국의 한 관계자는 "국가보안부 빌딩을 겨냥한 공격"이라며 "이 폭발로 건물 일부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폭발 현장 부근 거리에서는 깨진 유리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는 장면이 국영TV를 통해 방영됐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몇시간 뒤 IS 연계 조직은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칼리프의 전사들이 카이로 중심부에 있는 경찰 건물을 겨냥해 차량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또 지난 5월 이집트 군사법원 판결에 따라 대원 6명이 처형당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일을 벌였다고 전했다.
카이로에서는 지난 6월 히샴 바라카트 검찰총장이 자동차 폭탄 공격으로 숨지고,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영사관을 겨냥한 폭탄 공격으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IS 추정 세력의 폭탄 테러가 이어졌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을 이끌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되고 나서 군인과 경찰 등 공권력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작년 11월 자신의 조직명을 '시나이 지방'으로 바꾸고 IS에 충성을 맹세한 뒤 폭탄 공격과 총격 테러를 잇따라 감행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집트 군인과 경찰의 공권력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테러 행위를 준비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선동하면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내용의 반테러법안을 통과시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