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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김해 여고생 사건, 731부대 생체실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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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성매매 알선이 사건의 시작
-가해 여중생, 피해자이면서 가해자
-가해자에게 살인죄 적용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표창원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요즘 잔인한 사건·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의 잔인한 수법들이 드러나서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몸에 끓는 물을 부었을 뿐 아니라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데다 시멘트 반죽을 뿌리기도 했답니다. 정말 전해드리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일이었는데요. 대체 왜 이런 사건이 계속되는 걸까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의 표창원 소장 연결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표창원>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이번 사건 수법이 너무 잔인해서 많은 분들이 경악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밝혀진 행위들, 몇 가지만 더 정리해 주신다면요?

◆ 표창원> 가장 중요한 것이 피해 여학생을 완전히 지배한 상태에서 인간이 가할 수 있는 모든 고통, 고문행위를 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요. 말씀하신 대로 구체적인 행위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것 자체가 무척 괴로운 상태입니다. 냉면 그릇에 술 두 병을 가득 담고 한꺼번에 마시게 하고요. 그걸 예를 들어서 게워내면 스스로 다시 먹게 한다든지, 집에 가고 싶다 라고 하면 무차별적인 구타를 하고요. 여학생들끼리 1:1로 싸움을 시키고요. 특히 사망한 윤 양에게는 지금 죽는다면 같이 데리고 갈 사람을 지목해라 라고 해서 그렇게 지목 당한 사람의 분노 감정을 다시 폭행으로 연결시키도록 하는 끔찍한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박재홍>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번 사건의 피고인들입니다. 총 7명인데요. 10대 여학생들이 있고, 또한 20대 중반 남성들도 포함돼 있네요.

◆ 표창원> 네. 아무래도 주범들은 20대 남성들인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고요. 처음에 범행의 시작은 20대 남성들이 가출 여중생들의 특성과 약점을 이용해서 이들을 강제 성매매 상태로 끌어들인 이후에, 그 성매매 수입금을 착복하고 자신들의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하는 이런 형태의 신종 성매매 알선업이 문제의 시작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 자신들의 어떤 업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 가출 여중생들을 이동시키면서 적발당하지 않고 부모님들의 눈을 피하려다 보니까 여중생들을 강압, 폭행 그리고 고문. 이런 형태로 이끌고 나간 것으로 보이고요. 그것이 결국은 이런 끔찍한 결과로까지 이어졌는데 문제는 다른 여학생들. 실제 윤 양의 사망에 어떤 영향과 책임이 있는 폭행과 가해 행위를 한 여학생들조차도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이 20대 남자들의 강요와 폭행의 피해자였다, 이렇게 또 주장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 박재홍> 그러니까 가담했던 여중생 15살짜리 4명의 여학생들조차도 피해자였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요?

◆ 표창원> 피해자이면서 또 그 여학생들은 스스로 의지에 의해서 중단도 할 수 있고, 또 주도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윤 양에 대한 폭행에 가담한 부분은 분명 있죠. 그래서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은 아마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10대 미성년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었는가. 어떤 심리적 배경이 있을까. 어떻게 분석이 가능할까요?

◆ 표창원> 최근에 발생한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건과도 유사한 맥락이죠. 그리고 과거에 2차대전 히틀러 나치 하에서의 가혹한 생체시험과 고문. 또 일제 제국군대가 행했던 그런 가혹행위들. 이런 부분과 다 맥락을 같이 합니다. 또 최근에 미군 역시 포로수용소에서 잔혹한 성고문들을 했었고요. 이건 결국 인간에게 있는 모두의 공통 문제인데요. 정당화, 합리화가 될 수 있고, 또 특정한 권위를 가진 자가 지속적으로 그러한 가혹행위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그것이 지금 가장 옳은 일이다 라는 확신을 심어주게 되면 그 행위 자체가 사망으로 이르게 되는 끔찍한 일이라 하더라도 인간들이 따라하는 경향들을 보인다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1960년대 밀그램이라는 심리학자에 의해서 전기충격실험을 하면서 밝혀졌고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반인들이 문제를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실험대상자들에게 450볼트 이상의 고압전류 버튼을 누르는 현상들이 나타났었거든요. 그런 부분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즉 아주 작은 단위의 히틀러 나치 수용소나 일제 731부대의 생체실험. 이런 부분들이 현재 작은 단위의 사람들에 의해서 재현되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이번 범죄가 한때 문제화됐던 이른바 가출팸의 전형적인 형태가 아닌가 이런 시각도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표창원> 가출팸의 형태이면서 조금은 다르죠. 20대 남성들이 가출팸보다는 아예 성매매 목적으로 여중생들을 1:1의 연애 관계인 것처럼 속이고 유인해서 결국은 집단생활 형태로 만들어버린 것이거든요. 그래서 가출팸이 형성된 이후에 어떻게 본다면 서로 동급관계, 나이도 비슷한 학생들끼리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고요. 훨씬 나이와 사회경험이 많은 20대 남성들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그런 집단생활이다. 그런 점에서는 가출팸과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이제 피해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될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검찰 측에서는 범행수법이 잔혹해서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벌에 처할 방침이다, 이런 방침이 있었는데요. 살인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 표창원> 적용해야 된다고 보는데요. 문제는 살인의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느냐. 물론 미필적 고의 라는 형법적 이론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살해하겠다 라는 의지를 담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고문과 고통, 가학행위, 폭행을 한다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검찰이 법정 최고형 적용이란 말을 한 배경에는 그러한 고의에 대한 입증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그래서 살인죄를 적용하겠다 라는 의지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자료사진)

 

◇ 박재홍> 미성년자도 있는데요. 10대들의 경우 살인죄가 적용된다면 어떤 형벌을 받게 됩니까?

◆ 표창원> 살인죄 적용 자체는 성년, 미성년 구분은 없는데요. 문제는 우리 소년법에서 미성년자의 경우에 성년에 비해서 정상을 참작하고 가급적이면 감형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하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아무래도 20대 남성들과 이 10대 여학생들 사이의 형량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이 피의자들이 재판과정에서 반성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런 보도가 있거든요. 이렇게 재판과정에서 밝힐 경우와 아닐 경우에 형량이 다르게 적용되는 게 있을까요?

◆ 표창원> 진정성에 따라 차이가 나죠. 반성을 한다는 말만으로 자동적으로 감형이 되는 것은 아니고요. 죄를 뉘우치고 그 피해자에 대해서 충분히 사죄 그리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감형하도록 형법은 정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이들이 반성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은 변호인의 조언을 받았거나, 그래서 선처와 감형을 노리고 있는 그러한 심리상태로 일단 보이고요. 자신들의 죄를 있는 그대로 밝히면서 참회하는 진정성을 보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박재홍> 요새 차마 듣기가 힘든 그런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뭐라고 보시나요?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표창원> 가장 급한 것은 가출 청소년들을 빨리 보호하는 것이죠. 그리고 학교에서 자꾸 청소년들을 밖으로 내몰지 말아야 하고요. 특히 이번에는 여학생이지만, 남학생들도 여러 형태의 범죄의 피해자, 가해자들이 되고 있습니다. 가출 청소년들을 국가 단위, 사회적 단위로 빨리 찾아서 가정이나 적절한 보호자에게로 되돌려주는 노력. 그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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