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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낳았더니 산후도우미 '웃돈'…"하루 5만원 더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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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는 안 받는다" 업체 거절도…추가금 없인 파견 기피
미숙아여도 NICU 안 가면 지원 축소…올해 기준 강화 여파
"쌍둥이 가정 안 가려 한다" 현장선 웃돈 관행 만연
복지부 "정책 조정과 웃돈 요구는 별개…엄정 대응"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모(30)씨는 오는 8월 쌍둥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출산 뒤 정부가 지원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으로 산후도우미를 쓸 계획이었다.

강서구 등록 업체 6곳에 문의한 결과 5곳이 "쌍둥이는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본인부담금 외 추가금을 요구했다. 나머지 1곳은 "쌍둥이는 받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다른 산모들 이야기를 들으면 절반 이상이 쌍둥이를 안 받는 지역도 있다고 하더라"며 "쌍둥이는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쌍둥이 프리미엄'에 "쌍둥이는 어디가도 환영 못 받는구나"

1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쌍둥이 출산 산모들이 정부 산후도우미 바우처를 사용할 때 본인부담금 외에 별도 추가금을 요구받는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은 출산 가정에 산후도우미를 파견하는 제도다. 산모와 아이 상태, 가구 소득에 따라 서비스 가격과 정부지원금이 정해지고, 차액은 본인부담금이 된다.

2026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안내. 복지부 제공2026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안내. 복지부 제공
김씨의 경우 도우미 2명을 20일간 이용하는 조건(소득 기준 중위 150% 이하)으로 서비스 가격 569만 6천원이 책정됐다. 정부지원금 391만 5천원을 빼면 본인부담금은 178만 1천원이다.

문제는 이 본인부담금 외에 업체가 별도로 청구하는 추가금이다. 일부 업체들은 "쌍둥이는 베테랑 도우미가 꼭 필요하고, 올해 정부 지원 금액 자체가 줄어 추가금이 없으면 도우미들이 쌍둥이 가정에 가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김씨가 문의한 업체들은 도우미 1명당 하루 최대 2만 5천원까지 추가금을 안내했다. 김씨가 결국 계약한 업체는 가장 낮은 추가금을 제시한 곳이었다. 도우미 1명당 하루 7500원씩, 20일이면 30만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올해부터 'NICU' 입원해야…"차액만큼 추가 요금"

업체들이 추가금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올해부터 바뀐 지원 기준이 있다.

지난해에는 중증 장애가 있는 산모이거나 미숙아(임신 37주 미만 또는 출생 시 체중 2500g 미만)를 출산한 경우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서비스가 적용됐다. 쌍둥이를 미숙아로 출산하면 자동으로 세쌍둥이 수준의 지원(C형)을 받을 수 있었다.

2026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안내. 복지부 제공2026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안내. 복지부 제공
올해부터는 '미숙아로 출생한 뒤 의료적 사유 등으로 중환자실 또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해 치료받은 경우'에만 한 단계 위 등급이 적용된다. 쌍둥이가 미숙아로 태어났더라도 NICU에 입원하지 않으면 등급이 올라가지 않는다.

결국 지난해 같으면 C형 지원을 받았을 산모 상당수가 올해는 B형으로 분류되면서 업체가 받는 단가도 줄었다. 업체들은 줄어든 단가를 출산 가정에 전가하는 셈이다.

쌍둥이 출산을 앞둔 30대 서모씨가 상담한 업체는 이 같은 단가 차이를 이유로 하루 4만 6천원의 추가금을 요구했다.

이 업체는 "C형이 아니면 쌍둥이 가정에 가지 않겠다는 도우미가 많고, C형이면 도우미 2명이 가도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B형 쌍둥이 가정에 도우미 1명이 가면 급여가 13만 7천원이지만, 2명이 가면 1인당 10만 6800원으로 떨어진다"며 "차액인 1인당 2만 3천원을 추가 요금으로 받는다"고 덧붙였다.

추가금을 요구하는 업체. 독자 제공추가금을 요구하는 업체. 독자 제공
이 같은 처지에 놓인 산모는 적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다태아 임신부의 71.1%가 임신 37주 미만 조산으로 출산했다.

오상윤 직선제산부인과개원의사회 부회장은 "쌍둥이는 37주 미만 조산이거나 2.5㎏ 이하 미숙아로 태어날 확률이 크다"며 "실무적으로는 90% 이상으로 체감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모체태아의학회와 대한보조생식학회가 지난해 11월 공동 발표한 팩트시트를 보면 쌍둥이의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율은 약 25%에 그친다. 쌍둥이 4명 중 3명은 미숙아로 태어나도 NICU에는 입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미숙아 기준에는 해당하지만 NICU에는 입원하지 않는 쌍둥이 가구가 새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셈이다.

추가금 요구 규정 위반…"지자체 통해 엄정 단속"

보건복지부 지침상 업체는 기준 가격의 5% 범위 안에서 서비스 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다만 추가금이 없는 기준 가격 서비스도 반드시 함께 운영해야 한다. 산모가 추가금을 부담하지 않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는 이런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업체들이 5% 한도를 넘는 추가금을 요구할 뿐 아니라, 산모가 추가금이 없는 일반 도우미를 요청하면 아예 거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씨는 "베테랑 도우미가 아니어도 괜찮으니 일반 도우미라도 2명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업체는 '추가금 없이 2명 파견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씨도 추가금이 부당하다고 지적하자 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금을 돌려주며 다른 업체를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이런 추가금 요구는 규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준을 강화한 것은 정책 수혜자 범위를 조정한 것일 뿐, 이를 빌미로 웃돈을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지자체를 통해 엄정 단속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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