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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대물림된 軍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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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폭행 뒤 정신잃자 또 폭행, 시민단체 "살인혐의 적용해야"

 

선임병들의 집단구타로 사망한 윤모(21) 일병은 전입온 뒤 1달여 동안 거의 매일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폭행에 시달린 것으로 군 수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윤 일병이 전입해오기 이전부터 선임병들은 막내 병사를 대상으로 가혹행위와 폭행을 상습적으로 자행하는 등 폭력의 대물림이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군 검찰이 작성한 경기도 연천 소재 28사단 예하 포병대대 의무반 소속 윤 일병 폭행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해당 의무반의 가혹행위와 폭행은 윤 일병의 바로 윗 선임인 이모 일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고참으로 이번 사건을 주도한 이모(26) 병장, 그리고 하모(23) 병장, 이모(21) 상병, 지모(21) 상병 등 4명은 지난해 12월 말 이 부대로 전입온 이모(21) 일병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와 폭행을 일삼았다.

이 병장 등은 당시 막내였던 이 일병의 목소리가 작다며 치약 1통을 먹이는가 하면 누운 상태에서 1.5ℓ 병에 담긴 물을 입에 들이붓는 소위 물고문을 자행했다. 또, 뺨을 때리는 폭행도 자행됐다.

이 일병에게 행해지던 끔찍한 가혹행위와 폭행은 올해 3월 3일 전입해온 윤 일병을 향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가혹행위와 폭행은 윤 일병이 숨지기 직전까지 1달여 동안 거의 매일 가해졌고 그 강도도 더욱 심해졌다.

이 병장은 이 기간동안 윤 일병을 24차례 폭행하고 11차례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이 병장은 3월초 전입온지 얼마 안된 윤 일병이 질문에 대답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마대자루를 이용해 폭행했다. 당시 함께 있던 이 상병도 폭행에 가담했다.

이 병장은 같은 달 15일에는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윤 일병의 허벅지 측면을 무릎과 발뒤꿈치로 60회 폭행했다.

29일에는 윤 일병에게 2시간 반 동안 기마자세를 시키는 등 모두 5차례 윤 일병에게 장시간 기마자세를 시키며 잠을 재우지 않았다. 이때 다른 선임병들은 이 병장의 지시로 윤 일병을 감시했다.

심지어 이 병장은 생활관 바닥에 가래침을 뱉은 뒤 윤 일병에게 핥아먹도록 하는가 하면 음식을 먹는 윤 일병을 때린 뒤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핥아먹도록 하는 끔찍한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부대 간부는 가혹행위와 구타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하는가 하면 오히려 가해 병사의 편에 서서 윤 일병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의무지원관으로 의무반 내 유일한 간부였던 유모(23) 하사는 3월 15일 이 병장이 윤 일병을 폭행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지만 이를 묵살했다.

3월 말에는 윤 일병의 뺨을 2~3회 때리는 등 폭행했고 윤 일병이 숨지기 며칠 전인 4월 4일에는 이 병장이 윤 일병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방탄 헬멧을 쓴 윤 일병의 머리를 전기스탠드로 내리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일병이 숨진 당일 가해진 가혹행위와 폭행은 더욱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윤 일병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4월 6일 집단폭행 직전, 이 병장은 가혹행위 이후 윤 일병에게 링거 주사를 놓아줬다.

하지만 당일 오후 4시 7분쯤 생활관에서 냉동식품을 먹던 중 윤 일병이 음식을 소리내 먹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 병장 등 선임병 4명이 그를 집단폭행했다. 이어 4시 33분께 윤 일병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지만 폭행은 계속됐다.

이 병장은 윤 일병이 오줌을 싸고 쓰러지려는 것을 보고 꾀병을 부린다며 다시 발로 윤 일병을 폭행다. 이 상병은 정신을 잃은 윤 일병이 물을 먹지 못하자 머리를 3회 때리기도 했다.

결국 폭행이 시작된지 30여분이 지난 뒤 윤 일병의 심장이 멈추고 나서야 폭행이 멈췄고 이들은 4시 40분쯤 윤 일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뒤 구급차를 불렀다. 윤 일병은 다음날 오후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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