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 박종민 기자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정식 출범 약 20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아울러 특검은 통일교, 정부 부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가는 등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홍주 특검보는 2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날(21일) 오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오는 29일 화요일 오전 10시에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수사 협조 요청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며 "또한 김씨에 대해서도 오는 8월 6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주거지로 우편 송부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김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소환을 통보했다. 특히 김씨는 특검의 16개 수사 대상 중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연루 의혹 △건진법사 관련 명품가방·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 수수 의혹 △명태균 관련 의혹 등에 대한 피의자로 소환했다.
문 특검보는 김씨가 받는 의혹이 여러 건인 만큼 "당일 조사로 충분하진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이른바 '집사 게이트' 관련 혐의는 이번에 송부된 수사 협조 요청서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김건희씨 측 법률 대리인단은 "변호사들은 아직 (특검의) 출석요구서를 받은 적이 없어 공식 입장을 내는 것이 시기 상조"라면서도 "(특검의 소환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가평 천정궁 앞에 모인 신도들의 모습. 가평=박종민 기자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 사무실, 기획재정부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문 특검보는 "통일교 사무실은 지난 18일에 진행한 압수수색과 관련해 용량이 많은 디지털 자료에 대한 압수를 이어서 하는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등 일부 정부 부처에 대해서는 자료 제출 협조 차원의 영장 집행이다"고 부연했다.
특검이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자료 제출 협조 형식으로 압수수색 중인 정부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제개발협력위원회 국제개발협력본부 △외교부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등이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코바나콘텐츠 후원업체'로 알려진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아울러 특검은 김씨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불러 조사 중이다. 문 특검보는 "이씨의 변호인이 해외 출장 중이므로 변호인 입회 없이 조사에 응하고 있고, 진술은 거부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재판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의 발단이 됐던 해병대 예비역 단체 대화방에서 "내일 삼부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긴 직후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이날 '집사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예정돼 있던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조사는 불발됐다. 조 회장 측에서 해외 출장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문 특검보는 "조 부회장 측은 따로 귀국 일정과 출석 일정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