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불붙는데 건설사들 빚더미에…추경, 훈풍 될 수 있을까?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0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중대형 건설사 부채비율 200% 돌파, 건설업 각종 지표 역대 최악 기록
원자재값 폭득, PF부실, 국가경제 침체가 원인…전망도 밝지 않아
이재명 정부 지방 우량 사업장 집중 지원에 추경 배당
전반적인 건설경기 회복까지는 쉽지 않을듯

연합뉴스연합뉴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연일 고공행진이지만 건설업계의 분위기는 밑바닥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야기된 '역대급' 원자재 값 상승에 최근 트럼프 美대통령의 관세남발로 국가 경제마저 침체되는 이중고에 시달린 까닭이다.

건설사 재무상태 빨간불…암울한 건설 지표에 'PF' 뇌관 여전 

중대형 건설사 34곳의 평균 부채 비율이 200%를 넘었다는 조사결과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분양평가 회사 리얼하우스가 2024년 말 기준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상장 건설사 34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부채 비율이 20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빚이 자본의 두 배를 넘었다는 것은 재무 상태에 빨간 등이 켜졌다는 신호로 간주된다. 더 심각해 보이는 것은 속도다. 지난 2023년 같은 조사결과는 137%로 불과 1년 만에 66%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다른 지표들 역시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641곳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건설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올해 1분기 '건설기성' 규모는 27조 12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0.7% 급감하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24.2%)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지만 건설업을 바라보는 전망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5년 6월 월간건설시장동향'에서 "지난 3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기저효과로 일부 상승했지만, 4월 들어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도 1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 지속"했다며 건설업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건설사들의 집단 부실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PF부실, 국내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사 현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불어닥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실적 악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 주택 건설의 경우 계약서에 원자재값 상승분의 공사비 반영 조항이 아예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단기간 내에 원자재 가격이 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며 분양 뒤 공사 진행 중이던 현장에서 어려움이 만만치 않았음을 토로했다.
 
고도화 되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이 다수의 사업장에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예전에는 시공자가 자신의 자산으로 사업을 진행한 반면 최근에는 소규모 시행사들이 많아지고, PF를 일으켜 여러 현장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 업체의 부실이 물리고 물리는 현상으로 번진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정부 추경 카드…건설업 훈풍 될 수 있을까?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 등을 골자로 한 추경안을 제시했다. 먼저 지방의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환매조건부로 매입한 뒤 준공 후 사업 주체에게 되파는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에 주택기금 3천억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3년간 미분양 주택 1만호를 매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PF 사업 초기 브릿지론 단계에서 토지 매입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 'PF 선진화 마중물 개발앵커리츠'를 도입해 국비 3천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우수 개발 사업장을 선별한 뒤 토지 매입비용의 최고 50%까지 지원하고 인허가 이후 본 PF 대출이 이뤄지면 회수하는 방식이다. 또 사회기반시설(SOC) 투자에도 1조4천억원을 추가 배정하키로 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건설업 부양 카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위적인 개입이 과도할수록 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건설경기의 회복, 반전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기대치를 낮췄다. 건설업 뿐만 아니라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제조업을 비롯해 전 국가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건설업만을 부양시킬 정책 카드 자체가 찾기 힘들다는 비관론도 존재한다.
 
한편 대한건설협회(회장 한승구)는 지난 달 차기 정부에 바라는 건설정책 과제를 공개한 바 있다. 건설협회는 ▲취득세 중과세율 완화 ▲양도세 기본세율 적용 ▲종부세 중과 폐지 ▲지방 미분양 취득세 50% 경감 ▲5년간 양도세 전액 감면 ▲미분양 아파트 매입 규모·면적 확대 및 매입 가격 현실화 등을 건의했다.

0

0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