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다음주 24~2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한미 정상이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대통령의 나토행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아직 확정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 나토 회의 참석에 대비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한미 정상회담 때문이다. 앞서 G7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급거 귀국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관세 협상은 물론 주한미군, 북한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으로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나토에 갈지 말지에 대한 여부도 아직은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도 "한미 정상회담은 어떤 방식이 될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동 사태 등 관련 상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거나 나토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에 참석하는 의미가 반감된다.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시한은 다음달 8일로, 정상간 담판을 통해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한다면) 예상할 수 없는 외교적 변수"라면서 "그래도 일단 한미 정상외교 복원이나 관세 협상 등 현안이 걸려있는 만큼 추진해야 한다. 예상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지만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유럽 국가들과의 보편적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고 외교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 역시 의미가 있다. 이후 K-방산이나 기술협력 등 이후 다양한 양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두번째 정상외교에 나서게 되면, G7정상회의때 만나지 못한 국가를 두루 만나 각국의 미국 협상 전략 등을 탐색·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중동 전쟁까지 역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협력 의지를 재확인해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조속히 방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축하 차 이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을 미국으로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