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남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위원장이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기획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검찰청의 업무보고를 중단하고 추후 다시 받기로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이자 공직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정기획위는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업무보고를 도중에 멈추고 연기를 선언했다. 방통위가 전임 윤석열 정권에서 강행한 업무의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 정부 공약은 이행하겠다고 보고한 내용이 상호 모순된다는 판단에서다.

국정기획위 홍창남 사회2분과장은 "방통위 업무보고 내용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구태의연한 과제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야 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 김현 위원도 "방송3법 개정안에 반대했던 방통위가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개정에 동의한다고 표기했다"며 "방통위원장의 소신과 다른 내용인데 동의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통위 정상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방통위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탁상행정이 아니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제대로 업무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정치행정분과 검찰청 업무보고에 참석해 대검찰청 관계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기획위는 이날 방통위뿐만 아니라 검찰청의 업무보고도 1시간이 채 안돼 중단했다. 전무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약 30분에 걸쳐 업무보고를 진행했는데, 형식은 물론 내용 측면에서도 부실하다고 국정기획위는 판단했다.

국정기획위 조승래 대변인은 "검찰청 업무보고를 보니 대통령 공약에 대한 핵심 내용은 제대로 분석되지도 않았고, 통상적인 공약 이행 절차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며 "대통령 공약은 제외되고 검찰의 업무현황만 보고하는데 그친 것"이라고 질타했다.

지난 16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국정기획위가 회의를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기획위는 검찰청과 방통위 모두 이날 중으로는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다고 보고, 추후 업무보고 기일을 다시 잡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