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피해자 "10년거래 믿은 죄? 날아간 전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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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피해자="">
- 직원의 추천...위험성은 설명 안해
- 돌려막기 알고도 방치한 당국도 문제
- "동생 전세금 불려주려다..죽고 싶다"


<금융소비자원 대표="">
- 불완전을 넘어 사기적 판매행위
- 고객을 부실계열사 자금조달에 이용
- 금융당국 형식적 조사도 이해 안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익명),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개인투자자들이 지금 동양증권에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동양증권이 동양그룹 계열사의 채권을 팔면서 해당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른바 불안전판매를 했다는 건데요. 이런 식의 개인, 개미투자자가 4만 7천 명이 넘습니다. 동양그룹, 오늘이 1차 고비라고 하죠. 오늘 1,100억 원 못 막으면 1차 부도입니다. 개인투자자, 개미투자자들이 지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직접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하겠습니다.

◇ 김현정> 어떤 상품에 투자하셨어요?

◆ OOO> 제가 갖고 있는 상품이 ‘MY-W 동양 전자단기사채신탁’이요.

◇ 김현정> 그건 어디에 투자하시는 겁니까?

◆ OOO> 동양인터내셔널이라는 동양계열사에 투자하는 그런 종류의 채권이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얼마를 투자하셨어요?

◆ OOO> 5천만 원이요. 실은 제가 이 상품에 어떻게 가입을 했냐면, 문자가 왔어요. 수익률 몇 %해서 ‘동양 계열사 채권’해서 ‘선착순 마감’ 해서 그런 식으로 문자를 계속 보내준 거예요.

 

◇ 김현정> CMA 들고 있는 사람한테 홍보 문자를 보낸 거군요?

◆ OOO> 네. 그래서 그 문자가 와서 제가 전화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여기 지점에 가지 못한다.’ 그랬더니 직원이 하는 말이 전화로도 가능하대요, 이 상품은.

◇ 김현정> 전화로도 살 수 있다?

◆ OOO> 그래서 전화로 구입을 했어요.

◇ 김현정> 5천만 원씩이나 투자하시면서 설명 들으실 생각을 왜 안하셨어요?

◆ OOO> 제가 10년 넘게 거래를 했고요. 제가 전화를 해서 이 상품을 산 게 아니잖아요. 거기서 저한테 계속 추천 문자를 보낸 거잖아요.

◇ 김현정> 추천 문자를 보낼 때는 그만큼 ‘이건 신뢰할 만합니다.’ 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거군요?

◆ OOO> 솔직히 말해서 동양증권이라는 회사 자체의 신뢰도가 크잖아요. 그 신뢰도를 믿고서는 거기에서 확인을 안 한 거죠, 제가.

◇ 김현정> 5천만 원은 어떻게 모은 돈인가요?

◆ OOO> 실은 이 돈이요...(울음) 저희 남동생이 결혼하면 집을 구입해야 되잖아요. 제가 이걸 8월에 들었는데, 그 때 마침 적금을 딱 탄 거예요. 그 시기에.

◇ 김현정> 8월에 드셨어요?

◆ OOO> 저는 이 CP를 처음 들었어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그런 상품이었어요. 그런데 남동생이 적금을 탔는데 집을 얻게 되면 계약금 있고, 나중에 나머지 잔금을 주잖아요. 그건 두세 달 여유가 있는데, 이게 딱 석 달 남은 상품인 거예요.

◇ 김현정> 석 달 후면 탈 수 있는.

◆ OOO> 그래서 저는 너무 짧은 생각으로 이걸 그냥 석 달 그 이자 몇 푼 바라고 지금 이 상품에 투자를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남동생 집구해야 되는 그 돈이에요.

◆ OOO> 네. 지금 가족들은 모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니는데 제가 너무 죽을 맛인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 계약금 밖에 없거든요. 실은 제가... (울음) 저는 이 사실을 일찍 알았어요. 왜냐하면 8월 20일 자에 한겨레신문에서 저는 미리 봤었거든요. 지금 한 달이 넘도록 잠을 하루도 편하게 잔 적이 없어요. 잠을 못 자요.

◇ 김현정> 소식들은 이후부터 잠도 못 자고, 가족들한테 말도 못하고 있는 상황...

◆ OOO> 그렇죠.

◇ 김현정> 이걸 가족들에게 말하면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OOO> 제가 이렇게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데, 엄마나 동생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말을 못하고 있죠...(울음)

◇ 김현정> 조금만 진정을 하시고요. 상황이 어떤 건지 이해가 됩니다. 대부분 이런 소액 개미 투자자 분들이세요. 동양증권에서 판매한 이 상품, 동양계열사 채권들은 워낙 부실도가 심하기 때문에 기관들은 사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다 개미투자자입니다. 그냥 쌈짓돈 모아서 몇 푼 더 받으려고 은행보다 조금 더 준다니까 산 건데, 도대체 금리를 얼마나 받기로 하셨어요?

◆ OOO> 지금 7%인가 칠 점 몇 퍼센트 된다고 들었는데...

◇ 김현정> 칠 점 몇 퍼센트.. 동양증권, 혹은 금융당국에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죠?

◆ OOO> 너무 할 말이 많죠. 왜냐하면 금융지식이 전혀 없지만 일이 터지고 계속 하는 일이 인터넷 검색이잖아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런데 금감원에서는 이게 돌려 막기라고 하잖아요. 동양에서 돌려 막기 하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계속 규제를 안 한 거예요.

◇ 김현정> 서로 계열사들끼리 계속 돌려 막기 하는 걸?

◆ OOO> 그렇죠. 이걸 금감원뿐만이 아니라 금융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기관들은 투자하지 않은 거죠.

◆ OOO> 그렇죠. 그런데 개미투자자들은 그걸 투자를 했는데 이제 금감원에서 그걸 나 몰라라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게 지금 불안전 판매잖아요. 왜냐하면 이 분은 저한테 한 번도 위험하다고 얘기 한 적도 없었고, 그냥 자기네 계열사 채권으로써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동양이 부도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했기 때문에 제가 이걸 샀지, 솔직히 말해서 제가 이걸 팔려고... 팔아달라고 했어요. 그 분한테 기사를 보고 바로.

◇ 김현정> 8월 20일에?

◆ OOO> 네. 그랬더니 이 상품은 거래가 안 되는 상품이래요. 그러면서 그 분 하시는 말씀이 ‘이건 더 팔리지 않을 것이다.’ 라고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저한테도 그렇게 말씀하셨던 그 증권 회사 측에서 추석 전까지도 이 상품을 계속 팔고 있었다는 게 저는.. 다른 투자자들 보니까 9월까지도 이 상품을 계속 팔았더라고요.

◇ 김현정> 사신 분들이 있더라고요. 4만 7천 명 중에는. 직원들은 그렇게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그걸 팔았다는 게 더 화가 나시는 거죠?

◆ OOO> 그렇죠. 직원들은 알면서도 계속 이걸 판 거예요. 그런데 저는 12월에 만기가 되는 상품이 있는데, 그렇게 얘기를 하시니까 저는 할 말이 없었어요.

◇ 김현정> 아직까지 이 상황이 완전 끝난 거는 아닙니다. 희망을 버리지는 말고, 기운 내세요. 오늘 어려운 상황, 설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개미투자자, 피해자의 상황을 먼저 들었습니다. 참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도대체 이 분들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요? 지금 금융소비자원에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금융소비자원의 조남희 대표, 바로 연결 해 보죠.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사진 = 홈페이지 제공)

 

◇ 김현정> 지금까지 이런 피해를 당해서 소송하겠다는 분들이 총 몇 명이나 됩니까?

◆ 조남희> 지금 현재 피해 사례를 3~4일 받았는데, 1500건 정도 접수가 됐습니다.

◇ 김현정> 3~4일 만에?

◆ 조남희> 네. 좀 전에 피해자처럼 주부들이 또한 여성분들 중심으로 너무 많은 고객들이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동양증권 사태 보면서 전문가로서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 조남희> 기본적으로 불안전 판매 이전에 사기적인 판매행위가 아니겠냐 하는 거죠.

◇ 김현정> ‘불안전 판매, 그러니까 설명을 안 해 준 것을 넘어서 사기였다?’ 왜 그렇게 보세요?

◆ 조남희> 예를 든다면 계속 동양증권이 투기등급에 기업어음과 같은 부실한 계열사의 자금 조달 창구로 장기간 이용되어 왔고, 그런 것에 대해서 고객의 보호보다는 자신들의 어떤 그룹의 부실 경영이나 부실 자금을 융통하는 수단으로 사기적으로 내지는 어떤 기만적인 거래행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가장 비도덕적인 부분에서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난번 저축은행 사태 때도 가장 많이 나왔던 얘기이고, 지금 청취자 문자 중에 7661님도 같은 질문 주셨는데 ‘어차피 채권이라는 것이 주식과 비슷한 것 아니냐. 이것은 개개인들이 책임질 생각, 각오를 하고 투자를 하는 것 아니냐, 위험 부담 알고 투자한 것 아니냐.’ 이런 질문에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조남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동의합니다. 다만 그렇게 권유한 행위가 아니었고, 그다음에 그런 것을 전화유치를 하면서 통장에 단순히 ‘MMF에 돈이 있으니까 이걸로 잠시 3개월 정도만 넣어놓으면 더 이자를 많이 받는다.’ 하는 이러한 유치 행위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고객은 채권이 뭔지 신탁이 뭔지,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가입을 했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그런 논리는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 김현정> 주식투자, 자기가 가서 종목 골라서 투자한 그런 게 아니라, CMA 통장 가지고 있는 고객들 대상으로 뽑아서 전화한 거예요?

◆ 조남희> 그런 것도 많고요. 그걸 전환시킨 겁니다, 사실 어떤 부분에서는. 이렇게 투기 등급이고 제대로 된 설명이 있었다면 누가 이런 위험한 상품에 가입했겠느냐 이거죠. 마치 은행에 정기예금이나 어떤 그런 예금처럼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번 문제가 된 회사채나 기업어음 같은 것은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를 대부분 안 했더라고요. 혹시 못하게 막혀있는 장치도 있습니까?

◆ 조남희> 그러니까 기관 투자자에는 투자지침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투기 등급에 대한 투자도 어렵겠지만, 그 사람들은 전문 투자자로서 금융지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반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신탁이다. 그것이 기업어음의 투기등급인지 그다음에 그것이 동양증권의 계열사인지 이런 부분도 잘 알지 못하고 가입한 부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은 기업의 비도덕성 내지는 권유자들의 책임이 없는 비윤리적인 영업행위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저축은행 사태보다도 더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그러한 영업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소송에서 이기면 전액 보상은 받을 수 있나요?

◆ 조남희> 그렇죠. 소송에서 이긴다면 어느 정도 얼마 부분은 인정받느냐가 지금 관건인데요. 지금 소송은 현재 상태로 단지 언제 진행하느냐의 문제지, 소송의 절차 진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어제 저희 제작진이 피해자분들을 다수 만났습니다. 그러니까 섭외를 하는 과정에서 직접 만나서 얘기할 게 너무 많다고 하면서 저희를 만나기를 원하셨어요. 이분들 만나서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눠보니까, 대부분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우리는 증권사 말만 믿고 따른 바보들이었다. 바보라고 욕해도 좋다. 그런데 이 바보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부실하게 관리한 회사, 부실하게 관리한 금융당국은 뭐냐’, 금융당국 원망한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뭐라고 하시겠어요?

◆ 조남희> 지금 금융당국이 이렇게 피해자 사연이나 피해 사태에 대한 것을 분석 없이 단순히 영업점이나 어떤 서류만 점검해서 불안전 판매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형식적인 조사 내지는 미리 불안전 판매가 없다고 하는 것을 방어해 주는 이러한 행태는 조금 이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잘 알고 계시다시피 억울한 피해 사연들이 이렇게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은 귀 막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저희들도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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