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가식·변명·면피…정용진 대국민 사과에도 여론 싸늘[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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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직접 고개 숙였지만, 후폭풍은 여전합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반쪽이다, 가식적이다, 변명문이다, 면피용 대국민 쇼라는 반응들이 나옵니다.

박종민 기자,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박종민 기자,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직접 고개 숙였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정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은 이번 '탱크데이' 행사 기획 경위 등을 자체 조사한 결과, 해당 마케팅의 고의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관된 직원 5명 중 3명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해 조사에 한계가 있어 고의 여부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이 지난 19일 서면 사과에 이어 논란 8일 만에 공개 사과에 나서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고재현 성동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 과정에서 "정용진 회장은 사과하고 관련된 사람 인사 조처까지 다 했는데도 대통령과 장관이 나서서 스타벅스 커피 마시지 말라 하는 나라를 우리가 용납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정 회장의 사과 직후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약속한 만큼 스벅 논란 관련해서는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며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자 사과했다. 정청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의 극우적 언행을 봤을 때 소나기 피하기식 가식적 사과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종민 기자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종민 기자
이번 사과에 "스타벅스를 향한 더 이상의 정치계 탄압은 없기를 바란다" "저 정도 사과면 받아들이는 게 원만한 처사라 본다" 등의 반응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반쪽짜리 사과'라며 싸늘한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이상한 사람인 줄은 알았는데, 그보다 더 이상한 사람이구나 싶은 수준의 사과문" "진짜 하기 싫었나 보다. 사과문만 읽고 사라짐" "역시 눈에 띄는 건 '이유가 무엇이든'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군" "이제 끝났다. 스타벅스는 회생 불가가 될 것" "정용진 사과 요약. 광주 미안. 하지만 일베는 생각이 다를 뿐 틀린 건 아니다?" "이게 사과문이야? 변명문이지" 등의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건 사과문 내용과 정 회장의 태도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문제로 꼽힌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진심 어린 사과도, 제대로 된 진상조사도, 재발 방지 대책도 없는 면피용 대국민 쇼"라며 "진상 조사와 관련한 해명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고 '탱크데이' 이벤트를 최초 제안한 팀의 업무 처리 과정 대화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 역시 25일 페이스북에 "5·18 탱크데이에 고의성이 없다? 누가 믿겠는가, 코미디 아니냐"며 "자기 책임이라면서 책임진다는 말이 없다. 정용진은 그럴 줄 알았다"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소셜미디어 캡처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소셜미디어 캡처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가 논란이 된 건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 문구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에 대한 역사 왜곡과 혐오로 읽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 회장의 과거 글도 회자됐다.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이라고 언급했던 것이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내고 "고작 '생각의 차이' 정도로 치부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하는 것은 본질을 흐려 적당히 넘어가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신정훈(나주·화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용진 회장의 사과 발언 중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발언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민주주의를 짓밟고 사람을 죽인 국가폭력을, 어떻게 '생각 차이'로 퉁치려 하느냐"며 "역사 왜곡·폄훼는 견해 차이가 아니다. 5·18을 조롱하고 군부독재를 미화하는 시각은 '의견'이 아니라 '반헌법적 망언'"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섰음에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난 것도 사과의 진정성을 희석시키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정용진 회장의 사과는 '윤석열 개 사과' 2탄"이라며 "안 하느니만 못한 회견으로, 타는 짚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부족한 진상조사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국민 1호인(국민을 대신한)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리를 뜬 것도 문제"라며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진정성 없는 오너 리스크도 한몫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짚었다.
 
'오너 리스크'란 지적처럼, 대국민 사과에도 후폭풍이 거센 배경에는 정용진 회장이 그동안 정 회장이 보여준 역사인식에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정 회장은 과거 소셜미디어에 '멸공'이란 단어를 반복해 올렸다. 또한 2023년 미국 극우 논리를 한국 개신교계에 전파한다는 평가를 받는 '빌드업코리아' 행사에 축사 영상을 보낸 데 이어 지난해 9월엔 스타벅스 커피와 도시락을 해당 행사에 후원해 논란이 됐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26일 유튜브 'YTN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사과를 한다는 것은 수용자들의 공감을 사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신세계 쪽에서는 당연히 이번 '탱크데이' 사건로만 국한하고 싶겠지만, 이번 사건은 '멸공'부터 그 이전에 모든 것을 소환시켰다. 수용자들은 사실 그 부분을 듣고 싶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역사적 인식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도 빠진 것은 좀 마이너스"라며 "결국 이번 사건은 누가 뭐라고 해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멸공 이전부터 쌓인 사태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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