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6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며 "정치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를 필두로 한 일본 집권 여당 정치인들의 반(反)역사적 행태와 우경화 흐름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는 고려 말기의 대학자 이암 선생이 말을 인용해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 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역사를 왜곡할 경우 한일 관계 발전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한 어조로 경고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일본은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나 태평양전쟁에 동원돼 강제노역에 시달린 우리 동포, 원폭 피해자 등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다"며 일본의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지만 이번 8.15 경축사는 당시보다 한층 더 강경해 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