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청원배' 4강전. 최정 9단(사진 왼쪽) vs 우에노 아사미 6단. 한국기원 제공중국에서 열린 세계여자바둑대회(오청원배)에서 한국 랭킹 1·2위가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한국 선수끼리 우승을 다투는 이른바 '한·한전(韓·韓戰)'이 성사된 셈이다.
이로써 한국은 '오청원배'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은 지난 7번 대회 중 1·2·4·5·6회 등 5번 우승을 자랑한다. 중국(3회 대회)과 일본(7회 대회)은 각각 1번씩 우승컵을 안았다.
결승행 주인공은 김은지 9단(18·한국랭킹 1위)과 최정 9단(29·2위). 이들 2명 국수(國手)는 오는 7일부터 열리는 결승 3번기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김 9단은 5일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삼방칠항 곽백맹 고택에서 열린 제8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본선 4강전에서 중국의 저우훙위 7단과 대국을 벌였다. 대국 결과 우세를 넘겨주지 않는 완벽한 내용으로 23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선착했다. 저우훙위 7단은 지난 3회 대회 우승자다.
최 9단은 디펜딩챔피언인 일본의 우에노 아사미 6단과 격돌했다. 격돌 결과 난전 끝에 295수 만에 백 반집승으로 결승 대진표의 남은 한 자리를 꿰찼다.
'오청원배' 4강전. 김은지 9단(사진 왼쪽) vs 저우훙위 7단. 한국기원 제공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한·한전' 결승 사례는 2018년 7월 제1회 오청원배(김채영 vs 최정), 2018년 11월 제9회 궁륭산병성배(최정 vs 오유진) 이후 7년 만이다.
김은지와 최정은 지난 5월 2025 닥터지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이후 7개월 만에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닥터지 대회 당시 최정은 1국을 내준 뒤 2·3국을 연달아 따내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두 선수의 통산 상대 전적도 최정이 19승 7패로 앞선다. 다만 김은지는 5일 발표된 12월 여자 랭킹 순위에서 최정의 1위 자리를 가로채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종 우승자는 7일부터 시작하는 결승 3번기로 가려진다. '오청원배'에서 짝수 회차 대회마다 우승컵(2·4·6회)을 들어 올린 최정이 기록을 이어 V4를 달성할지, 김은지 9단이 세계대회 마수걸이 타이틀을 획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중국에 비해 4배 가량 적은 수의 선수가 출전했다. 또 중국 개최 대회임을 감안할 때 '한·한전'이 성사된 것은 쾌거라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17명이 출전했다. 중국 77명(아마추어 5명 포함), 일본 3명, 대만 5명 등 모두 102명이 출격했다.
대회는 중국 푸저우시체육국, 구러구인민정부가 공동주최했다. 중국위기(圍棋)협회와 푸저우시인민정부가 공동 주관했다. 우승 상금은 50만 위안(약 1억 4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만 위안(약 4160만 원)이다. 중국 바둑 규칙을 적용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