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32강 대진을 분석 중인 최명훈 9단. 한국기원 제공입신(入神), 즉 9단 기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둑 기전(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이 대진추첨을 마치고 본격 경쟁에 돌입한다. 맥심커피배는 9단이 아니면 참가할 수 없는 '제한기전'이다.
바둑에서 '입신'은 '최고단자'를 말한다. 바둑에 관해서는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9단을 뜻하는 별칭이다. 한국기원 소속 9단은 모두 110명이다. 전체 프로기사(454명)의 24.22%를 차지한다.
'맥심커피배'는 바둑 레전드, 최강자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는 등 이변이 빈번한 대회로 유명하다.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은 이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조훈현은 2000년부터 7번 출전했다. 이창호는 여전히 전성기 기량을 과시하던 2008년부터 무려 15번 출격했다.
제2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대진 추첨식에 참석한 관계자 및 선수단 단체사진. 한국기원 제공'반상(盤上)의 제왕' 신진서도 이 대회만 출전하면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2021년, 2022년 연속으로 16강 탈락을 경험했다. 지난 3월 열린 전기(제26회) 대회 결승에서는 이지현 9단에게 종합 스코어 2-1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이 9단은 당시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는 우승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신진서는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일궈냈다. 지난 2019년 첫 출전해 첫 우승을 했다. 최연소 우승(19세 1개월 10일)이었다. 2023년과 2024년은 잇따라 우승컵을 안았다.
제2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본선 32강 대진표. 한국기원 제공
한국기원은 3일 서울 성동구 신관 1층 라운지에서 제2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대진추첨식을 개최했다. 본선 32강 대진 추첨에서 전기 우승자 이지현은 나현 9단을, 전기 준우승자 신진서는 한승주 9단을 만나게 됐다. 최정 9단은 원성진 9단, 김은지 9단은 강승민 9단과 16강행을 다툰다.
이지현은 "좋은 대국 내용으로 화끈하게 대마를 잡으러 가는 바둑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진서는 "전기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겠다. 첫판부터 준비를 잘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본선 32강은 다음달 5일 시작한다. 32강부터 4강까지는 단판 토너먼트로 치러진다. 결승은 3번기로 진행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동서식품이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7천만 원, 준우승 상금은 3천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30초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