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초대 지방시대 위원장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막기 위해 '5극 3특 메가시티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자신이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좌초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담을 그릇을 부울경이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수 위원장은 부산·울산·경남 CBS 공동제작 프로그램 <부울경 투데이>에 출연해 "지난 20년간 균형발전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힘을 비수도권이 버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7년 노무현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 이후, 관련 기업 투자와 초광역 경제권 형성을 2단계 대책으로 발표했지만 2008년 정권이 바뀌며 폐기된 것이 결정적 변곡점이었다"며 "그 정책이 추진됐다면 국토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재명 정부의 해법 '5극 3특', "비수도권도 팀플레이해야"
김 위원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해법으로 '5극 3특 메가시티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경기·인천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데, 나머지 14개 시도가 개인플레이를 하니 당해낼 수 없다"며 "비수도권도 수도권처럼 권역별로 힘을 모아 경쟁력을 갖게 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5극 3특'은 수도권과 함께 충청권, 광주·전남권, 부울경(동남권), 대구·경북권 등 5개 극(極)을 만들고, 강원·전북·제주 3곳은 특별자치도로 특색 있게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 전략과 과거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 사이의 차이점으로 '강력한 정부 의지'를 꼽았다. 그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부울경의 자율적 정책이었다면, 지금은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진 핵심 국가 정책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수준의 파격 지원…정부 지원 담아낼 '그릇' 마련 시급
김경수 위원장은 권역별 경제권 형성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업들이 지방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가 '인재 확보'에 있음을 지적하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권역별 전략 산업 분야 대학에 서울대 수준(학생 1인당 6천만 원)으로 예산을 집중 투자해 좋은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R&D(연구개발) 집중 투자, 규제 혁파, 재정·세제 지원,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지원까지 '5종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도권처럼 권역 내를 대중교통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광역 대중교통망 투자도 약속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부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싶지만, 부울경에 이걸 담아낼 그릇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울산의 독자 노선, 부산·경남의 행정통합 논의 등 엇박자를 지적하며 "행정통합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당장 중앙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메가시티, 즉 특별지자체(광역연합)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특히 5극 3특 전략이 울산에서 추진 중인 '해오름 동맹(울산·경주·포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정부는 권역별 협력 사업은 무엇이든 지원한다"며 "두 가지 모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오해를 불식시켰다.
"내년 지방선거, 역할이 있다면 고민"
차기 경남지사 출마 등 내년 지방선거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지방시대위원회의 성과를 내는 것이 급선무"라면서도 "정부나 당에서 부울경 지역에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당원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은 11월 19일 울산에서 개막하는 '지방시대 엑스포'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며, "임기 내에 좌초돼 뼈아팠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다시 시작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