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미지의 서울' 이호수 역 배우 박진영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반응은 제가 많이 보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대표님이나 회사에서 보내주는 거 아니면요. 제가 서치(검색)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도 있고요. '미지의 서울' 쳐서 좋은 반응 나오면 기분 좋으면서도 너무 반응이 좋으면 좋을수록 제가 더 차분해지려고 하는 성격인가 봐요. 좋은 반응이 있을수록 더 안 찾아보려고 하는 거 같고… 하지만 반응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어요. (웃음)"
군 복무 때문에 약 2년 동안 촬영 현장을 떠나있었던 박진영. 이전에 찍어둔 작품이 조금 늦게 공개되면서 2025년을 꽉꽉 채워 보내는 중이다. 드라마 '마녀'가 상반기에 방송됐고, 영화 '하이파이브'도 지난 5월 개봉해 여전히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미지의 서울'까지 올해 선보인 작품만 세 편이다. 좋은 반응이 나오는 걸 실감하는지 질문에 박진영은 더 차분해지려고 하지만 기분 좋다고 고백했다.
'미지의 서울'에서 이호수 역을 연기한 배우 박진영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어 취재진을 만났다. 사고로 큰 화상 자국이 남고 청력이 손상된 변호사 이호수 역의 박진영은, 유미지·유미래 역을 동시에 연기한 박보영과 각각 유미지, 이호수로서 연인 연기를 펼쳤다.
제작발표회 당시 '부담 없이 마음 편히 찍었다'라고 했던 본인 발언을 꺼내며 크게 웃은 박진영은 "사실 너무 겁났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거진 2년 쉬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너무 좋은 얘기와 어려운 캐릭터… 기라성 같은 선배님이랑 해야 했다. '아, 이거 나만 잘하면 되는 건데… 아, 어떡하지' 하고 큰 부담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박진영은 극 중 미지와 미래 역을 동시에 연기한 박보영과 호흡을 맞췄다. tvN 제공상대역인 박보영은 박진영을 호수로 대했다. 박진영은 "파트너의 눈을 보면 안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날 믿어주냐, 안 믿어주냐. 박보영 선배가 현장에 딱 있는데 저를 호수로 바라보고 해 주셨다. 제가 부담 갖거나 긴장하면 되레 피해 줄 것 같아서 더 빨리 적응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연기 디렉션은 따로 없었지만, 서로 긴장 안 하고 연기할 수 있는 "화기애애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선배들이 만들어 줘서 현장이 편해졌다고도 덧붙였다.
박보영은 종영 인터뷰 당시 박진영을 '애어른'에 비유했다. 이에 박진영은 "제가 애어른 맞다. 보영 누나는 말을 많이 하진 않으신다. 버팀목처럼 버티고 있는 느낌? 누나는 좀 더 미래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미지처럼 밝을 때도 있지만 좀 더 미래처럼 버텨준다는 느낌? 잘할 수 있게 뒤에서 서포트를 많이 해 주신다. 제가 애어른이라면 누나는 어른"이라고 말했다.
유미지와 유미래 1인 2역을 해야 했던 박보영을 보고 바로 누구인지 구분이 됐을까. "확 느껴진다"라고 즉답한 박진영은 "대본을 보고 가니 머리로는 안다. 현장 가면 박보영 선배가 그렇게 있다. 사실 1인 4역을 하신 건데, 사람은 누구를 대할 때 스탠스가 달라진다. 미지, 미래, 미래인 척하는 미지, 미지인 척하는 미래 이 네 명을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하지 고민할 필요가 없이 다 다르게 (연기를) 주시니까 저도 다르게 반응이 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미래랑 호수랑 있을 때는 둘 다 눈에 사랑이 없다. 거의 동태 눈으로 차갑다. 차가운 눈으로 그렇게 저를 대해주시니까 액션 들어가면 저도 자연스럽게…"라며 "미래를 너무 안 좋아한다. 너무 차갑다. 저는 (저를) 따뜻하게 보는 미지가 좋다"라고 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세진과 미지, 미래, 호수가 밥 먹는 장면을 두고, 박진영은 "미래와 호수는 (서로) 거의 안 본다. 여기 뭐가 놓여져 있긴 하는구나, 이 정도?"라고 해 다시금 웃음이 터졌다.
박진영은 올해 드라마 '마녀'와 영화 '하이파이브'로도 시청자와 관객을 만났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엄마도 혼동할 만큼 닮은 외모를 지녔다는 설정인데, 신기하게도 호수는 동창이었을 때부터 미지와 미래를 잘 구분한다. 박진영은 "그건 직감일 것 같았다"라며 "'아, 얘는 미지야' '얘는 미래야' 하는 느낌? 사실 살다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호수가 미지를 알아본 건"이라고 바라봤다.
세진 역의 류경수에 관해서는 "처음에는 제가 세진 같고 경수 형이 호수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제가 막 나서서 대화하려고 하고, 수다쟁이라서.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 저 형 세진 맞구나. 되게 엉뚱한 재미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호흡은 전 너무 좋았다. 딱히 우리가 맞춰보자 이런 대화를 해본 적이 없던 거 같다"라며 되게 재밌고 불편함 없이 바로 촬영했다"라고 돌아봤다.
변호사 선후배로 호흡을 맞춘 이충구 역 임철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박진영이 '되게 멋진 형' 같다고 했다. "하하하하하하" 하고 크게 웃은 박진영은 "너무 존경한다. 현장에서 선배님 덕분에 너무너무 편했다. '이 신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면 '난 네가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난 널 보면 호수 같아' 하고 그냥 믿음을 주셨다. 사이가 너무너무 좋아져서 애틋한, 좋은 형 동생이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제가 철수 형보다 많이 어린데, 어린 친구를 대하면서 저한테 더 맞춰주시다 보니까 그렇게 느끼신 게 아닐까. 그리고 너무 좋은 사이라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 촬영 끝나고 태국 공연 다녀오면서 선물 사 드려서 그런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진영은 그룹 갓세븐으로서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갓세븐은 2014년 데뷔해 올해 11주년을 맞았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제가 부탁드린 대로 잘 말씀해 주신 것 같다. 아까 안 그래도 기사 보고 연락드렸다, 감사하다고. 그러니까 '아니다. 난 덧붙인 거 없이 느끼는 대로 했다'라고 하셨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충구와 이호수의 관계도 크게 보면 '사랑'의 한 형태인 것 같다고도 전했다. 박진영은 "제가 호수로서 새롭게 느꼈던 건 충구와의 사랑이었던 것 같다. 애증이냐 이걸 떠나서, 이 사람이 가진 신념과, 이 사람이 하는 일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도 사랑일 수 있단 생각?"이라며 "우리가 다른 신념으로 같이 일하다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서로를 응원하고 인정한다는 거, 그게 사랑일 수도 있다고 봤다"라고 부연했다.
'마녀' '하이파이브' '미지의 서울'이 연달아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실감하는지 묻자, 박진영은 "사실 잘 몰랐다"라며 "솔직히 라운드 인터뷰한다는 소식 듣고, 기자님들이 엄청 많이 와 주신다는 얘기 들었을 때 그때 좀 많이 실감했다.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셨구나, 우리 드라마 잘됐나 봐! 많이 좋아해 주시나 봐… 직접적인 대면이 아니면 잘 모르겠다. 글로만 봐선 이게 좋은 반응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긍정적인 관심을 두고는 "(그걸) 안 느끼진 않는 것 같다. 배우 박진영에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시기인가 보다 생각이 든다"라며 "아버지가 항상 하신 말씀이, (삶이) 파도라는 생각을 갖고 살라는 거였다. 올라갔으면 내려가고 내려갔으면 올라오고 좋은 건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건 나쁜 게 아니라고"라고 답했다.
배우 박진영. BH엔터테인먼트 제공그러면서 "나름대로 차분하게 이 시기를 보내려고 저 스스로한테는 얘기하려고 하는 거 같다"라며 "감사한 건 감사한 거고 다음 것들을 잘 해내 가야 지속이 되니까 많이 차분해지려고 스스로는 누르고 있는 거 같다. 그래도 되게 좋다. 너무너무 좋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꾸준히 앨범을 내고 단독 콘서트를 여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인 그룹 갓세븐(GOT7) 멤버이기도 하다. 갓세븐은 올해 11주년을 맞았다. 박진영은 "팬들한테 참 고맙다. 저희 직업이라는 게 봐주는 사람, 들어주는 사람 없으면 지속이 힘든 직업이다. 여전히 저희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팬들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박진영은 "우릴 10년 이상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10년을 저희 보고 있었던 거다. 10년을, 그 추억을 좀 나쁜 추억으로 만들고 싶진 않다. 계속해서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음악으로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바랐다. 이어, "저희 팀의 성격은 솔직한 거 같다. 짓궂은 장난도 많이 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라며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도 싸웠는데 인제 방관한다. '야야, 언제까지 하는가 보자' 한다. 너무 찐친이 돼서 그게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미지의 서울'이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묻자, 박진영은 "매 작품이 저한테 똑같이 남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때의 나로서, 열아홉의 '드림하이 2'라고 하면 그때 저를 기록한 거다. 지금 호수로서 제가 많이 사랑을 받는 것 같은데, '아 서른두 살 나이에 좀 성장했었나 보다 그렇게 기억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매 작품 작품이 지금의 저를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잘 기록하고 싶고 '미지의 서울'에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지금의 저를 또 사랑해 주시는 거니까 감개무량하고 좀만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일동 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