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연대 여론정화방 텔레그램 캡처"좌빨댓글 싫어요. 우파댓글 좋아요"12·3 내란사태 이후 한남동 관저 앞 집회현장을 매일 생중계하는 보수단체(유튜버)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공유하며 이른바 '좌표찍기'를 하고 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댓글이 상단에 노출된 기사를 찾아 야당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거나 단체 추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댓글창 장악을 시도했다.
해당 단체는 앞서 2022년 대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를 지지하며 마찬가지 단체행동을 했다.
14일 신남성연대 측은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를 통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대국민호소문 관련 기사들을 반복 공유했다.
이른바 '남성연대 여론정화방(텔레그램·디스코드 단체방)'을 운영한 신남성연대 측은 이날 MBC 기사를 저격하며 "좌비씨 1-5위 다 점령당했다. 천천히 1위부터 먹어볼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텔레그램에 해당기사가 올라온 이후 댓글창엔 야당을 비판하는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 시작했다. 댓글창 상단도 야당과 경찰 등을 비판하는 댓글로 채워졌다.
네이버 뉴스 댓글창 캡처
5천건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댓글창 최상단에 위치해 있던 "마약 갱단보다 더 한놈이지. 내란범인데"라는 내용의 댓글은 신남성연대 측에서 해당 기사를 공유한 이후 5천건이 넘는 비추천을 받아 아래로 밀려났다.
해당 댓글이 밀리고 댓글창 상단에는 "야당이 대한민국 꼭대기에서 대한민국 꼭대기에서 대한민국을 쥐고 흔든다", "이재명 좀 잡아가라", "민주당 입법폭주 29번 탄핵으로 행정부 마비 내각 초토화" 등의 댓글들이 4~5천건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올라갔다.
이들은 댓글창 상단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야당 등을 비판하는 기사로 채워지면 텔레그램을 통해 "댓글 점령 완료 좌빨들 부들부들", "댓글 정화 완료. 좌빨 댓글들 왜 안보이지" 등의 글을 올렸다.
네이버 뉴스에선 추천 수(비율)가 많은 댓글 순서대로 댓글창 상단에 노출되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남성연대 여론정화방 텔레그램·네이버 뉴스 댓글창 캡처이날 오후 '남성연대 여론정화방'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부권 행사 관련 MBC 보도도 공유됐다.
해당 기사는 오후 12시 25분에 공유됐는데, 17분 후인 12시 42분 "오 역시 금방 올렸다. 조금만 더 올려서 굳히기하고 나서 다음 기사 가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7분 후인 12시 49분에는 "다음 거 간다. 식사하면서 슬슬 올려달라"는 글과 함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청 관련 속보기사가 재차 공유됐다.
신남성연대 측이 원하는 내용의 댓글을 네이버 뉴스 댓글창 상단에 올리는데 든 시간은 '24분'이었다.
이들은 댓글내리기 등의 단체행동이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근 이같은 행태를 비판하는 언론보도에 대해선 '여성시대'라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기사 링크를 공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손가락혁명군(2025 ver) 텔레그램 캡처신남성연대 측은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에 올라온 법안들에 대해 반대의견을 남겨 달라며 링크를 남기기도 했다.
이들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안(이강일의원 등 11인)'과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박해철의원 등 10인)' 관련 링크를 공유하며 반대 의견을 달아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텔레그램방에는 "고정 메시지로 띄워놨던 노조 강화법 반대의견 1만개 완료. 다음 법안 갑니다", "반대의견 2300개 남았다", "12시 넘어서 법안은 자동 마감됐다" 등의 공지글이 올라왔다.
한편 신남성연대 측은 텔레그램방 이름을 '남성연대 여론정화방'에서 '손가락혁명군(2025 ver)'으로 변경했다. 텔레그램방에는 2만 5천여명이 현재 활동 중이다.
'손가락혁명'이라는 용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SNS에서 사용했던 용어다. '손가락혁명군'은 과거 이 시장을 지지했던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