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과 결별을 발표한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인도네시아축구협회 공식 SNS 캡처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이 신태용 감독을 경질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지난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국가대표 및 23세 이하(U-23)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
PSSI는 "이러한 결정은 그동안의 성과와 달성하고자 하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오랜 숙고와 평가를 거쳐 내려졌다"고 설명한 뒤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의 발전에 기여한 신태용 감독에게 감사하다. 신태용 감독이 앞으로도 잘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이틀 뒤인 8일 PSSI는 후임 사령탑으로 네덜란드 축구 전설 파트릭 클라위버르트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클라위버르트는 2027년까지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을 이끈다.
신 감독 경질 소식에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은 분노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VOI'는 12일 "인도네시아 누리꾼들은 신 감독 경질에 신태용, 신태용 감독, STY(신태용 감독 이니셜)라는 키워드로 13만 6800개의 게시글을 올렸다"면서 "경질 공식 발표 전날에는 해당 키워드로 24만 5000건의 게시글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인터넷상에서 '#STYSTAY'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신 감독의 잔류를 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매체는 "'#ThaanksSTY' 운동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누리꾼들이 신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포럼이다. 신 감독의 헌신에 대한 감사로 가득 차 있다"며 "인도네시아 팬들은 신 감독 경질에 슬픔을 표하고 있다"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내가 본 모든 한국 드라마보다 신 감독의 경질이 더 슬프다'라고 표현했다.
신 감독은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를 이끌며 감독은 2020 미쓰비시컵 준우승을 일궜고, 지난해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는 한국을 꺾으며 한국의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가로막기도 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재임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73위에서 지난달 기준 127위로 50계단 가까이 올랐다.
신 감독은 갑작스러운 경질에도 인도네시아 대표팀에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11일 SNS를 통해 "정말 고맙고 감사해"라면서 "2026년 월드컵에 꼭 진출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무대를 꼭 밟아보는 것이 내 소원이다"라고 전했다.
새롭게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연합뉴스반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클라위버르트에 대해서는 불신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클라위버르트는 AC밀란(이탈리아)과 아약스(네덜란드), 바르셀로나(스페인)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네덜란드 국가대표로는 79경기에 출전해 40골을 작성했다. 특히 1995년에는 아약스에서 뛰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경험했다.
2008년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선수 때와 달리 성적이 좋지 못했다. 퀴라소 대표팀을 맡은 2015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2021년 5~10월까지 4승 4무 6패에 그쳤다. 지난해 7~12월 튀르키예 리그 아다나 데미르스포르에서는 8승 6무 6패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트라 글로브'에 따르면 클라위버르트는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압박감을 좋아한다. 그럴 때마다 정말 잘 해냈다"면서 "4년 계획을 세웠다.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겠다. 2년간 결과를 바로 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도네시아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조 3위를 달리고 있다. 각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데, 2위와 격차가 승점 1에 불과해서 본선 진출 가능성이 있다.
클라위버르트는 오는 3월 20일 호주와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인도네시아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