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 선포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군인들이 진입한 가운데 본회의장으로의 군인 출입을 막기 위해 관계자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회의 해제안 의결로 무력화된 가운데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민경욱 전 국회의원 등 일부 극우 보수인사들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한 것으로 파악됐다.
황 전 총리는 4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며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고 밝혔다.
황교안 전 총리가 4일 새벽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SNS 화면 캡처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 올린, 직전 게시물을 통해
"나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세력도 이번에 반드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력히 대처하십시오. 강력히 수사하십시오. 모든 비상조치를 취하십시오"라며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함께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며 국가원수 직무를 수행한 바 있다.
제21대 총선 관련 부정선거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했던 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계엄선포 직후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던 한 대표 발언을 인용하며
"뭐가 위헌이고 뭐가 위법인데?"라고 적었다.
이어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계엄 포고령이 발표된 상황에서 이뤄진 국회 의결은 불법"이라며 "불법행위에 부역한 국힘당 의원들의 명단을 기억하라"고 썼다가 삭제했다.
민경욱 전 국회의원이 4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관련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했다. SNS 화면 캡처민 전 의원은 이후에도 이날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친한계 소속 의원'이라 칭한 글을 올렸다. 사실상 이른바 '좌표 찍기'를 한 셈이다.
KBS '9시 뉴스' 앵커 출신인 민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을 지낸 바 있다.
이밖에, 현역인 박종철 국민의힘 부산시의원도 전날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공감한다"며 "종북간첩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행정부 마비는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일가 초상에도 불구하고 양해를 구하고 내일(4일) 상경(에) 동참하겠다"며 "구국의 의지로 적극 동참하며 윤 대통령님의 결단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당원 동지 여러분의 적극 동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관련 핵심인물인 명태균씨를 잠시 변호했던 김소연 변호사도 이날 "구국의 결단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적극 지지한다"며 "한핵관=이핵관=민주당=반국가세력=이재명=조국=범죄자 방탄국회"라고 썼다. 비상계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국민의힘 친한계(親한동훈계) 의원들이 곧 '반(反)국가세력'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전여옥 전 의원도 자신의 블로그에
"주사위는 던져졌다. 윤 대통령(이) 모든 것을 걸었다"며 계엄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전여옥 전 의원이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일부. 블로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