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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죽고싶었어요"…아이들 '상습폭행' 학원장·목사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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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상습학대' 혐의, 학원장·목사 구속
암 투병 신도 자녀들 맡아 폭행
"비누샤워 안 했다고 100여차례 때려"
"부모가 너희 버렸다"며 정서적 학대도
보완수사 이후 추가 피해자 확보해 피의자들 구속

학원장과 목사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경기도의 한 학원·종교단체 건물. 정성욱 기자학원장과 목사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경기도의 한 학원·종교단체 건물. 정성욱 기자
자신들이 운영하는 종교단체와 학원에서 신앙이나 교육을 명목으로 신도의 자녀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학원장과 목사가 구속됐다.

이들은 신도가 암 투병 등으로 자녀를 돌보기 어려워지자, 아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데려간 뒤 정작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죄 혐의는 앞서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 이후 세간에 알려졌다. 어어 수사력을 모은 경찰은 한 차례 보완수사를 통해 추가 피해자들을 확보했고 결국 피의자들을 구속시키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학대), 횡령 등 혐의로 '△△학원' 실질적 원장 A씨(경기도교육청 전산시스템에는 A씨의 아들이 설립자로 등록돼 있음)와 '○○교회' 목사 B씨를 구속했다.

A씨 등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종교단체와 학원에서 신앙이나 교육을 명목으로 C양 등 피해아동 7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교회와 △△학원은 같은 건물에서 연결돼있는 구조로, 학원생은 주로 ○○교회 신도의 자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신도들에게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면 성적이 크게 오를 것이다. 이곳에서 공부하다가 명문대에 간 친구들이 있다"는 취지로 학원생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정작 학원에서는 교육을 빌미로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폭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쯤 C양이 다른 학원생과 자신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신고 있던 신발로 머리를 수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3일간 식사를 주지 않고 굶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월에는 C양과 함께 학원에서 생활하던 여동생이 비누칠을 하지 않고 샤워를 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여동생을 100여차례 때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2022년 10월쯤에는 C양의 일기장 내용을 문제 삼으며 허벅지를 수십차례 때리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C양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냥 죽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C양 자매를 진료한 의료진은 불안장애 진단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냈다.

경찰은 A씨 등이 아이들을 상대로 정서적 학대도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등은 C양 자매에게 부모를 '그 남자', '그 여자'로 부르게 하면서 관계를 단절시키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모가 너희를 버렸다. 너희 부모는 거짓말쟁이고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밖에도 틈틈이 "아빠 끊었냐. 엄마 끊었냐" 등 질문을 하며 관계를 확인했다고 한다.

당시 C양의 부모는 암 투병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웠는데, A씨 등은 C양 자매를 대신 맡아주겠다고 데려간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신도에게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말하고 자퇴를 종용해 실제로 학업을 그만두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올해 4월 A씨 등을 송치했지만 검찰로부터 보완수사 요청을 받고 수사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과거 이곳에서 생활하다가 빠져나온 피해자들을 만나 추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 사실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목사 B씨가 소속 교단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진정 사건도 조사 중이다. 이곳에 다녔던 신도들은 B씨가 자신이 속하지 않은 교단 소속인 척 허위로 소속증명서를 만든 뒤 기부금 영수증 등을 발급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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