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경기도 수원의 한 교회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목사와 학원장이 학생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사건의 배경을 짚다 보니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목사 안수가 이뤄졌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최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A교회 목사와 B학원 원장, 학원 교사 등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A교회와 B학원은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는데, 학원생은 주로 A교회 신도들의 자녀들로 숙식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CBS 취재진이 확보한 사건 진술조서에 따르면 원장과 목사 등은 학원생들에게 상습적인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누칠을 하지 않고 샤워를 했다는 이유로 100여 차례 때리고, 잘못을 했을 경우 3일동안 음식을 주지 않고 굶기며 성경만 읽도록 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습니다.
또, 학원에서 숙식하는 피해 아동들에게 부모와의 접촉을 금지시키거나, 관계 단절을 강요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학원장과 목사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경기도의 한 학원·종교단체 건물. 정성욱 기자그런데 해당 목사가 통상적인 목사 안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밝혀지며 무자격 목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해당 목사는 한 교단 산하 신학교 학부 출신으로 교계에서 잘 알려진 한 기독교학교에서 전도사와 교사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수도권의 한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는데, 불과 한 학기 만에 출처가 불분명한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며 재직 중이던 기독교학교측에 자신을 목사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당시 학교 측은 "목사 안수를 준 교단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그곳에서 안수를 받은 다른 목사들의 신원도 확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목사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학교는) 안수를 받으려면 공인된 교단에서 받아야지, 모르는 데서 받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목사 안수를 받아온 거예요. 그 목사 안수증을 보니깐 목사 안수를 준 교단도 불분명하고, 거기에 목사 안수를 한 이름도 있는데 그 사람들도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인 거예요. 그래서 이 목사 안수증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면서 이분이 여기를 나가게 된 계기가 된 거죠."
이 사건 이후 해당 목사는 학교를 떠났고, 지금의 A교회에 자리를 잡아 담임목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A교회로 옮긴 이후에는 자신이 근무했던 기독학교와 학교와 관련된 유명 목사들의 이름을 교회와 학원 홍보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공신력 없는 교단에서 목사 자격을 남발해주는 행태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일부 군소 교단이나 사이버 신학대학원에선 제대로된 신학교육과 자격 검증 없이 속성으로 목사자격을 내주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결국 이렇게 목사 안수를 받은 목사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기독교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CBS 취재진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해당 목사와 원장에게 직접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하고 직접 찾아갔지만 지금까지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 [영상펴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