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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천 논란의 6조원대 사업…대표이사 김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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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김민종, 7월 KC컨텐츠 대표 취임
취임 전후 인천경제청, KC컨텐츠 염두 사업 추진 의혹
토지 헐값 매각 등 의혹…공모 전환하자 6조원대 제안서도
올해 1월 김민종-인천경제청장 미국서 만남…의혹 증폭

김민종 자료사진. 노컷뉴스김민종 자료사진. 노컷뉴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이 추진 중인 복수의 개발사업이 논란인 가운데, 약 6조원대 'K-콘텐츠시티' 사업에 뛰어든 업체의 대표가 가수 겸 배우인 김민종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7월 KC컨텐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씨의 취임과 동시에 해당 업체는 'K-콘텐츠시티' 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사업부지 제공과 관련된 '특혜' 시비가 있었고, 수주 방식이 수의계약에서 공모로 변경된 직후였다.

문제의 지점은 시점이다.

김씨는 사업 공모 6개월 전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세계전자박람회)' 현장에 김진용 청장 등 인천경제청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두 사람 외에도 시행업자 A씨,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이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콘텐츠시티' 사업 구상이 사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A씨가 운영하는 시행업체의 부회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이사 B씨다.

인천경제청-김민종 측, 공모 6개월 전 미국서 만남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진용 청장(파란색)이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 출장 중 현장을 방문한 행사에 김민종씨(빨간색)가 동석한 모습. 사진 독자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진용 청장(파란색)이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 출장 중 현장을 방문한 행사에 김민종씨(빨간색)가 동석한 모습. 사진 독자제공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인천경제청의 '미국 투자유치 IR 국외출장 결과 보고'에 따르면, 김 청장을 비롯한 인천경제청 소속 공무원 6명은 올해 1월 4일부터 6박 8일간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 참석했고, 로스앤젤레스(LA)도 방문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사진에는 김민종씨와 부동산 개발 업체를 함께 운영 중인 A씨, 이수만 전 대표 등이 김 청장과 배석해 있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월 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왔고, 그날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가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K-콘텐츠시티'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324일대(R2블록) 부지 약 21만㎡에 약 2만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K팝 공연장(아레나) 등을 만들겠다는 사업이다.

하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부지 중 대부분에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짓고, 주택 분양에 따른 수익의 일부를 아레나와 상업시설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인 셈이다.

일례로 KC컨텐츠는 사업 제안에서 토지비를 포함해 총사업비를 7조원 가까이 상정했는데, 아레나 건립에 쓰이는 금액은 4000억원 규모다.

인천도시공사 소유 토지 '헐값' 매각 추진 의혹


특혜 논란의 다른 한 축은 토지 '저가 매각' 시도이다.

지난 7월 14일 KC컨텐츠 측은 인천경제청에 'K-POP FUTURE CITY 컨소시엄(가칭)'에 참여하고 싶다고 제안서를 보냈다. 그러자 인천경제청은 당일 'R2 블록'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인천도시공사(iH)에 양해각서(MOU) 체결 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R2 블록 부지를 주변 시세 대비 저가에 매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애초 인천경제청이 KC컨텐츠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 청장은 특혜 의혹을 피하기 위해 수의계약이 아닌 제안 공모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혜 의혹'의 대상이었던 KC컨텐츠는 김 청장의 발표 직후 6조8000억원대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발표와 제출 사이만큼 김 청장과 KC컨텐츠 사이가 예사롭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는 미국 라스베가스 사전 미팅 등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되면서 '원점 재검토' 의견이 제출된 상태다.

앞서 김 청장은 미국에서 A씨를 만나는 등 사전 미팅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 (MSG가) 라스베가스에 'MSG 스피어'(공연장)라고 하는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웅장한 시스템이다. 그런 것을 송도에 유치하기 위한 관심이 있었다"며 "거기서 같이 만나 MSG 스피어 관련 얘기를 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유정복 시장 지인, 매개…김민종 대표 회사에 '지분투자'


한편 인천시와 KC컨텐츠의 연결고리에는 인천유나이티드 이사이자, 시행업체 N사의 부회장인 B씨가 존재한다. 유 시장은 인천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이고, B씨와는 학연도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설립한 N사는 과거 인천경제청이 추진한 또 다른 사업인 '송도 R1블록'에 참여해 오피스텔 약 2500세대를 분양했던 곳이다.

N사는 김민종씨가 KC컨텐츠의 대표로 취임한 직후 이 회사에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1000만원에 불과했던 KC컨텐츠는 김씨 대표 취임 이후 자본금이 10억원으로 늘어났다. 결국 송도 R1블록 사업에 참여했던 N사가 또다시 송도 R2블록에 참여하고, 김 청장은 미국에서 김민종씨와 N사의 A씨를 만나고 온 셈이다.

김씨 측은 라스베가스 사전 미팅 경위에 대해 "청에서 미국을 방문한다고 한 그 날짜에 우리도 CES 참관도 있었고 일정이 맞기도 해서 조율해서 만나기로 한 것"이라며 "공연장 건설 현장에서 함께 설명을 듣고 시설 투어를 한 뒤 헤어진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K-콘텐츠시티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나'란 질문엔 "나눌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만남 자체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질의엔 "오해를 살 수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김 청장과 만난) 공연장이 우리 K팝하고 어떻게 잘 어울리는지 궁금했다. 같이 그 자리에서 만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6조원대 사업 제안이 이뤄지게 된 경위에 대해선 "정식 공모를 통해 제안서가 (인천경제청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검토하던 여러 계획 중 일부가 전달이 된 것"이라며 "어떤 경위로 전달이 됐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청라에서 추진하던 총사업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상·복합문화단지 사업과 관련해서도 '입찰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심사위원 명단이 사전에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정식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 국민의힘 의원 중 한 명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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