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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숙의 결과 '조기 감축' 우세…정부 NDC 조정되나[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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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정책부 기자

국회 기후특위 소속 공론화위원회 시민숙의 결과 공개
시민대표 312명 중 77.9% '조기 감축' 지지
50대, 60대, 40대, 70대 이상 순으로 많았지만…'감축 책임 후대로 미루지 않는 선택'
국회 기후특위, 시민숙의 결과 참고해 탄소중립법 개정 예정
헌재가 명령한 2026년 2월 개정 시한은 이미 넘겨
홍종호 교수 "이제부터 중요한 건 감축 비용…가격 인상 측면도 생각해볼 문제"


◆ 홍종호>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정책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뉴스가 많아서 세 가지 소식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소식입니다. 시민들, 숙의 후 빠르고 강한 탄소 감축 경로 선택했다.

◆ 홍종호> 저희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다뤘던 국회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관련 사회적 공론화, 결과 나왔습니까?

◇ 최서윤> 그렇습니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죠. 국회에 2월 말까지 개정하라고 시한을 정해줬는데, 다소 늦긴 했지만 국회 기후특위가 이 개정을 위해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론화를 진행했고요. 이 과정에서 네 차례의 TV 생중계 토론도 있었습니다. 두 달여 간 진행한 시민 숙의 결과가 드디어 이번 주 발표됐습니다. 국회 기후특위는 이 숙의 결과를 참고해서 법 개정 논의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50년 탄소 순 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우리나라의 '감축 목표는 세계 평균 이상'이어야 하고, '감축 경로는 초기에 더 많이 줄이는 조기 감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 홍종호> 정부가 2035년까지 선형으로 감축하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시민들이 그것보다 앞서가는 더 적극적인 결론에 도달한 거네요. 결과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 최서윤> 이번 공론화에서 다룬 의제는 크게 세 가지였어요. 첫 번째로 감축 목표, 그러니까 우리나라 감축 목표가 국제사회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되는지 물었고요. 두 번째로 감축 경로, 지금 많이 줄일지, 2050년까지 균등하게 줄일지, 아니면 산업계에서 주장하는 대로 감축 기술 개발에 힘써서 나중에 벼락치기로 줄일지 이런 내용이 있었고요. 마지막 세 번째로는 이행 수단을 논의했습니다. 감축 목표와 경로를 정하고 나면 어떻게 줄여나갈지 방법론에 대해 토의한 거죠.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 홍종호> 많은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초반에 줄일 것이냐 늦게 줄일 것이냐, 이거 아니었겠습니까?

◇ 최서윤> 그렇습니다. 애초 헌재에서 지적한 문제가 딱 여기에 있어요.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든다는 2050년 목표는 있는데, 2030년까지만 감축 목표를 정해놓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 어떻게 할지는 법률에서 누락한 게 문제다, 이렇게 지적한 거였거든요. 산업계는 탄소 감축을 규제로 인식하기 때문에 가급적 나중에 줄이는 쪽을 지지해 왔고요. 시민사회에서는 감축 책임을 나중으로 미루다간 기후 변화만 더 심해지고 미래 세대 부담이 커진다면서 조기 감축을 지지해 왔습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 왔는데, 시민대표단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시민대표 312명은 약 80%가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을 지지해서 시민사회단체와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시민대표단이 연령별 인구 비중에 따라 선정됐기 때문에 구성을 보면 50대가 가장 많아요. 그다음에 60대, 40대, 70대 이상 순으로 많거든요. 그러면 이 분들 같은 경우엔 '나만 생각하자' 하면 감축 책임을 뒤로 미루는 게 유리합니다. 전기료 같은 거 오르면 부담스러우니까요. 그런데 지금 더 많이 부지런히 나부터 감축해야 된다는 의견을 택한 거죠.

◆ 홍종호> 결국은 기성세대가 훨씬 더 비중으로도 많고, 임의로 뽑은 분들이니까 기후 문제에 관심 많은 환경단체 분들이 아니잖아요.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 최서윤> 네, 특히 시민대표단 의견이 숙의 토론 전이랑 후에 달라진 게 눈에 띄더라고요. 조기 감축 지지율이 처음 숙의 전에는 50% 정도였는데, 관련 내용을 학습하고 수차례 토론을 거치고 난 2차 조사에서는 80% 가까이 훌쩍 뛰었습니다. 반면에 후기 감축, 벼락치기 감축을 지지한 의견은 처음에 6.9% 정도였는데 숙의 거치고 나서는 약 2%로 확 줄었습니다.

◆ 홍종호> 저는 50대 이상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민 숙의단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굉장히 새롭고 참신하게 느껴지고요. 결론적으로 다른 나라의 감축 경로도 보고 국내 배출 추세도 보면서 학습하다 보니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기후특위가 반드시 시민 숙의단을 구성해서 논의해 보라는 헌재의 명령은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시민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고 이렇게 결과가 나왔으니까, 절대 무시할 수 없게 됐겠네요.

◇ 최서윤> 무시할 수 없겠죠. 사실 애초에 국회에 발의됐던 법안들을 봐도 2035년 감축 목표가 61%나 65% 정도였거든요. 법 개정하면서 정부 2035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2018년 대비 53~61% 감축)보다 조금 더 높아질 수 있겠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국회 기후특위가 빠르면 이달 안에 법 개정 논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인데, 이후 정부 2035 NDC 목표치 상향 조정 여부도 주목됩니다.

◆ 홍종호> 법이 만들어지면 정부도 법이 우선하니까요. 마지막 세 번째 감축 수단, 이게 각론에서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 최서윤> 네, 여기서도 흥미로운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거의 모든 시민대표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하는 기업이랑 제품을 규제해야 한다, 그리고 빠르고 적극적으로 탄소 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피해받는 지역과 산업 노동자를 지원해야 한다, 이런 의견들이 97% 이상 나왔습니다. 특히 공론화 전후로 가장 많이 바뀐 응답 중 하나가 탄소 중립 추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인데요. 누구라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 처음 21%에서 숙의 거치고 나서 51%로 30%p 가까이 뛰었더라고요. 또 필요한 정부 예산이랑 민간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의견도 98%로 압도적 지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후 정책 추진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자신이 유발한 배출량만큼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42.6%로 많았고요. 모든 경제주체가 부담하되 경제 능력에 따라 다르게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34.6% 나왔습니다. 전체를 종합하면, '기후위기는 알고 보면 남일 아닌 내 일이고, 내 세대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단을 동원해 더 많이 더 빨리 감축하자', 이런 결론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홍종호> 최 기자 한 문장으로 잘 정리해 주셨는데요. 시민대표단이 이런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래서 지금 당장 나에게 추가적으로 얼마만큼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느냐, 이걸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핵심일 거라고 봐요. 온실가스 배출 기업들을 규제하면 생산 단가가 올라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십중팔구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성숙한 시민들께서 꼭 생각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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