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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직구' 시대 개막, 한전 밖으로 나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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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매주 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되며, CBS 98.1Mhz 표준FM 'CBS 경제연구실' 목/금 오후 5시에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방송 : 유튜브/라디오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정책부 기자

AI·반도체·전력 동반 급등,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전쟁
한전 거치지 않는 PPA, 재생에너지 직거래 확대
네이버 GS풍력 지분 30% 인수·25년 PPA
카카오 태양광 외벽·냉각 효율화, 소비 절감 전략
전기료 10~20% 비싸도 '안정성·RE100' 선택
한편 M7, 재생에너지 부족에 가스로 눈돌려…대열 균열


◆ 홍종호> 다음 이야기 알아볼까요?

◇ 최서윤> 네카오 빅딜, 빅테크 전력 확보 트렌드는 재생에너지. 해외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전력에 투자한다는 얘기 많이 들렸고요.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몇 번 전해드렸는데요. 국내 기업이 사례를 추가했습니다. 최근 네이버가 큰 규모의 관련 계약을 체결해서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 홍종호> 바람직한 방향이죠. 미국은 자이언트 테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활용, 그리고 전력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를 완전히 주도하잖아요. 좀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해 주세요.

◇ 최서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전에 배경 설명부터 간단히 해볼게요. 최근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은 너무 잘 알고 계실 텐데요, AI와 반도체, 전력 주가가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개발에 성능 좋은 반도체가 필요하고, 이 인공지능을 돌릴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요. 데이터센터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받쳐주는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해서 그런데요. 대형 AI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소모하는 전력량이 10만 가구, 즉 중소도시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엄청난 수요입니다.

이 전력 공급의 핵심이 안정성, 그리고 속도예요. 산업용이든 가정용이든,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내내 높은 밀도의 전력을 요구합니다. 지금 인공지능 경쟁에 불이 붙었기 때문에 속도도 굉장히 중요해요. 빨리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송전망 제약도 있고 인허가 지연 문제 때문에 전력 확보가 안 되면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병목이 생기는 겁니다.

◆ 홍종호> 맞습니다. 그래서 마음 급한 빅테크들이 주로 택하게 되는 게 재생에너지죠. 싼 데다가 건설 공기가 너무 짧아요. 허가만 떨어지면 바로 전기 공급이 가능한 거죠.

◇ 최서윤> 맞아요. 보통 한전이 전력 시장을 통해 전기를 다 사들이고 이걸 다시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구조로 전력 거래가 되잖아요. 그런데 빅테크들은 지금 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전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직접 전력구매계약, 이른바 PPA(Power Purchase Agreement)를 맺고 있는 건데요. 현행 우리나라 제도상 PPA는 재생에너지 거래에만 활용될 수 있고요. 여기에 속하는 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 지열, 해양 에너지 등이 포함됩니다.

◆ 홍종호> 외국은 이미 PPA가 굉장히 활성화돼 있고, 재생에너지 공급 자체를 활성화하려는 목적도 있고요. 재생에너지 전기가 필요한 쪽에서는 일정한 가격으로 20년 이상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다는 수요가 있잖아요. 그래야 변동성도 줄어들고 미래 투자 설계도 예측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거죠. 게다가 RE100까지 달성할 수 있고요. 이런 수요·공급 쪽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이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계기가 돼서 한전이 모든 전기를 사들여 유일하게 판매하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시장 구조도 앞으로 점점 바뀌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서윤> PPA 방식을 쓰면 한전의 산업용 전기료로 사서 쓰는 것보다 한 10~20%가량 비싸다고 해요. 송전망 사용료도 별도로 내야 하고요. 그런데도 기업 입장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전력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니 RE100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한전 전기료가 해마다 오르고 있어서 5~10년 뒤에는 가격적으로도 PPA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결정이라 주목됩니다.

◆ 홍종호> 특히 지금처럼 중동 전쟁 상황을 보면서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 산업용 전기가 계속 오를 조짐이라고 예측하고 있잖아요. 석유나 석탄, 가스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그만큼 재생에너지는 매력적인 대안이 되는 거죠.

◇ 최서윤> 네 맞아요. 네이버 전력 계약 구조를 보면 방금 설명과 딱 일치합니다. 네이버가 큰 데이터센터를 2개 갖고 있어요. 하나는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세워진 각 춘천, 두 번째는 2023년 세종시에 개관한 각 세종입니다. 각 춘천이 쓰는 전력량은 40MW(메가와트) 정도이고요. 각 세종은 270MW나 씁니다. 작년 기사를 보면 각 세종에서 1년에 내는 전기료가 220억 원 수준이었다고 해요. 어마어마하죠.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점점 커지니까 네이버가 찾은 방안이 풍력이었습니다. 네이버가 GS풍력발전과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 구매 계약을 맺고, 경북 영양군 소재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인수한다고 밝힌 겁니다.

◆ 홍종호> 영양군에 소재하고 있으니 육상 풍력이겠네요. 직접 구매 계약뿐만 아니라 아예 지분도 확보해서 발전 사업에 투자도 하겠다, 상당히 전향적인 모습이네요.

◇ 최서윤> 맞습니다. 국내 RE100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에 직접 투자해서 전력을 확보하는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GS가 영양에 건설 중인 이 풍력발전소가 2028년 상반기에 상업 운전을 시작해서, 25년 동안 네이버 데이터센터 2곳에 각각 연간 약 180GWh(기가와트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홍종호> 적지 않은 전력량이에요.

◇ 최서윤> 이 전력량도 의미가 있는데, 국내 육상 풍력 PPA 기준으로 최대 규모 발전량입니다. 이전에 GS 풍력발전이 현대자동차와 연간 130GWh 규모 20년 장기 PPA를 맺은 적이 있거든요. 네이버는 이번에 180GWh 규모로 25년간이기 때문에 전력량 규모도 훨씬 크고 기간도 더 긴 거죠.

◆ 홍종호> 현대차보다 많다는 게 뭔가 좀 새롭게 다가오네요.

◇ 최서윤> 맞습니다. 네이버는 이걸 통해서 2029년까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 홍종호> 재생에너지를 많이 쓰겠다는 건 글로벌 IT 기업들이 다 추구하는 방향이어서, 우리나라 네이버도 이제 그 대열에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현재 네이버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얼마나 되나요?

◇ 최서윤> 현재는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수준이긴 합니다. 2024년 기준 전환율이 6.8%를 기록했거든요. 다만 네이버가 2020년에 204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마이너스, 즉 카본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요. 2023년에는 경기 성남 제2사옥 네이버 1784에 수력 발전 직거래 PPA를 적용해서 연간 전력 사용량의 78%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도 선언했습니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그래도 빠르게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홍종호> 좋습니다. 카카오는 어떤가요?

◇ 최서윤> 카카오는 원래 데이터센터에서 후발 주자였어요. 2024년에야 경기도 안산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안산 데이터센터 외벽을 감고 있는 게 태양광 패널입니다. 이 태양광 패널과 서버실 냉각 장치 같은 친환경 설계를 적용해서 전기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올해 초에 별도의 태양광 전력 조달 PPA를 체결했습니다.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체결한 첫 PPA인데요. 카카오의 제2 데이터센터는 남양주에 짓습니다. 2029년 완공 목표로 짓는데, 여기에도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거라는 게 기업 측 발표입니다. 남양주 센터의 수전 용량, 즉 전력 공급 용량이 안산 센터의 2배로 계약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남양주 센터에 들어갈 전력도 어떤 방식으로 조달될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홍종호> 카카오의 접근이 상당히 바람직한 면이 있다고 봐요.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전기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시설에 투자한다는 것, 이게 효율성을 높이는 거잖아요. 재생에너지 전기를 공급받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의 전기 소비량이 많아진다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효율을 극대화할 것인가가 이런 기업들의 경쟁력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거든요. 재생에너지로 100% 전기를 공급받는 게 당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걸 지향해야 하지만, 그런 면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접근이고요. 어쨌든 네이버, 카카오 두 기업 모두 RE100을 선언하고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 최서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은 조금 늦은 측면이 있죠.

◆ 홍종호> 많이 늦었죠.

◇ 최서윤> 해외 빅테크들은 이미 재생에너지 계약을 적극적으로 해왔습니다. PPA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40GW(기가와트) 규모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요. 미국 내 약 1천만 가구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전력량이라고 합니다. 아마존도 호주에서 9건의 계약을 체결해서 1GW 규모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예정이고요.

◆ 홍종호> 40GW면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보다 더 많은,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 최서윤> 맞아요. 메타도 올 초에 화제가 됐어요. 80MW 규모 태양광 PPA를 체결하면서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100% 재생에너지로 이 많은 전력 수요를 다 감당하기에는 지금 인공지능 수요가 너무 많은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기업들이 가스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구글, 메타 등 소위 M7 기업들이 최근 가스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더라고요.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 같은 경우에는 미시시피주에서 가스 발전소를 직접 짓겠다며 당국 허가를 받은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기 오염,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며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력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산업계 기후 대응을 M7 기업들이 이끌어 왔는데, 앞으로 이 기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 혹시라도 대열이 흔들리지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홍종호> M7이라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 엄청난 미국 중심의 테크 기업들이잖아요. 이런 기업들이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날 테니 재생에너지가 최우선이지만, 잘 안 되면 소형 모듈 원전 SMR(Small Modular Reactor)이나 가스까지 눈을 돌리는 건데요. 가스에 관심을 갖는 건 SMR은 상업화되기에 아직 너무 멀어 보이고, 초대형 원전 건설은 너무 오래 걸리니까, 미국 내에서는 셰일 가스가 있어서 연료 공급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탄소 배출을 하는 방식이니까 최선의 방식은 아닌 거죠.

저는 이 소식이 주는 시사점은 대한민국에 있다고 봐요. 현재 전력 공급의 30% 가까이를 가스에 의존하고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 사태 이후 이번 여름 LNG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오를 것으로 다들 예측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가스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전기 공급을 받는다면 얼마나 원가에 부담이 되겠습니까.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최적의 전력 공급, 그리고 수요 방식을 택하는 것이 기업으로서도 중요하고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12분 30초 이후부터 관련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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