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단독]미사일 내열 재료 국산화 성공?…"사실 수입산 박스갈이" 폭로 파문 ②국방 과제에 '수입산 박스갈이' 파문…"대학교수가 지시했다" ③[단독]'벨라루스 박스갈이' 폭로 터진 국방 과제…"중국에 생산 맡겼다" ④[단독]"국방과제 시험 성적서도 벨라루스산으로 조작했다" 추가 폭로 ⑤[단독]선 넘어선 '방산 비리' 의혹…인건비 15억 원은 어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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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둔갑' 폭로에 나선 국방 국산화 과제 실무자가 이번에는 29억 원의 연구비 가운데 보고된 인건비 15억 원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벨라루스산 박스갈이', '중국 위탁생산', '연구성적서 조작'에 이어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된 이 인건비 15억 원에 대한 '국방예산 부정사용' 의혹까지 제기되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전북 전주시 팔복동 D업체에서 주요 실무를 맡았던 A씨는 CBS노컷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2017년부터 4년간 '리오셀 탄소섬유 및 직물용 연속식 치구 설계와 직물연구 개발용역비'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이하 국과연)로부터 예산 29억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6월 말 인건비와 재료비 등 지출 자료를 만들어 보고하라는 H사의 요청이 있었다"면서 "예산 29억 원 중 H사가 요청한 금액에 맞춰 15억 원을 인건비로 지출한 것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국과연 과제비로는 실무자에게 인건비가 정기적으로 지급된 적이 없다"면서 "인건비가 15억 원이라고 되어 있지만 명목에 맞게 거의 지급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D업체가 H사에 보고한 국방과학연구소(ADD) 과제 비용 지출 자료. CBS노컷뉴스 입수 자료.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D업체가 H사에 보고한 지출 내역에는 전북대 교수이자 D업체 대표인 J교수 외 14명의 인건비 명목으로 15억 1395만 6159원이 사용된 것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폭로에 나선 실무자들은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연구 과제에 이름이 올라가 수당을 받고 있었다는 이유였다.
A씨는 "이미 인건비는 다른 연구과제에서 100%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국과연 과제에서는 연구 수당을 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A씨는 "다른 부처의 연구 과제에서 지급된 인건비를 교묘하게 섞어 국과연 과제 예산의 지출 보고가 이뤄진 셈"이라면서 "국과연 과제를 위한 인건비가 15억 원으로 올라갔지만, 실제로는 국과연 과제가 아닌 다른 과제 수당이 모여 월급이 맞춰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또 "'J교수 외 0 명' 이런 식으로 월에 얼마 씩 인건비가 지급됐다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명세서를 엑셀 파일로 만들어서 줬다"면서 "국과연 측에서는 (지출)금액만 맞춰오라는 식이었다. 다른 과제에 비해서 (예산을)편하게 사용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돈과 관련된 대부분은 K부사장이 처리했고, D업체 대표인 전북대 J교수의 결재가 들어간 것으로 안다"면서 "D업체가 법인회사이기 때문에 거기(지출)에 대한 영수증은 다 있어야 집행이 된다. 그래서 모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D업체 전 관계자 인터뷰. 김현주 대학생 인턴 제공국과연 과제를 맡은 D업체 전 직원 B씨도 "국과연 과제로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B씨는 "참여하지도 않은 다른 정부 부처 과제에 이름이 올라가 월급이 나왔다"면서 "국과연 과제에는 직접 참여했는데 인건비 명목으로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인건비 15억 원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대표와 부사장만 알고 있다"면서 "경찰과 검찰 등 수사를 통해 자금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대 교수 겸 D업체 대표 J씨와 부사장 K씨는 연구비 유용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무슨 말씀이냐"면서 "큰일난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