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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벨라루스 박스갈이' 폭로 터진 국방 과제…"중국에 생산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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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국산화 과제의 배신…메이드 인 벨라루스③]
연구 참여 D업체 前직원들, 투트랙 전략 공통적 언급
"연구 실패 대비 중국 원사 보내 흑연화 처리 맡겨"
"中공장 원사 1.6톤 보냈지만 흑연화 직물 상태 엉망"
'테스트' 주장한 J교수 "실패 대비 보험용이었다(?)"
복수 전문가 "통상 샘플로 확인, 기술 유출 우려"



▶ 글 싣는 순서
①[단독]미사일 내열 재료 국산화 성공?…"사실 수입산 박스갈이" 폭로 파문
②국방 과제에 '수입산 박스갈이' 파문…"대학교수가 지시했다"
③[단독]'벨라루스 박스갈이' 폭로 터진 국방 과제…"중국에 생산 맡겼다"
(계속)


국방 국산화 과제를 맡은 업체 내부에서 '벨라루스산 박스갈이' 폭로가 터진 가운데 이번에는 국산 재료를 중국으로 보내 생산을 맡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번 국방연구는 자체 장비를 만들고 리오셀 탄소직물을 개발하는 것인데, 보고 시점이 다가와도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벨라루스산 박스갈이'와 함께 '중국 위탁생산'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세워졌다는 폭로다.

D업체 대표는 일종의 '테스트'라면서도 "실패를 위한 보험용"이라고 해명했고, 국방과학연구소(ADD, 이하 국과연)는 '중국에서 국산화 연구를 수행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 우려 등을 들며 미사일과 관련해 중국과 기술을 교류할 일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J교수 '투트랙 전략'…실패 대비한 방법" 폭로

수입산 '박스 갈이'를 위해 옮겨 닮은 카본 박스. CBS 입수 사진 수입산 '박스 갈이'를 위해 옮겨 닮은 카본 박스. CBS 입수 사진 
D 업체 내부에서 근무한 전 관계자 A씨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J교수로부터 '투트랙'으로 가자는 지시가 있었다"며 "하나는 기존 수입에 의존한 벨라루스 직물을 들여와 박스갈이를, 다른 하나는 중국에 원사를 보낸 뒤 결과물을 보고하자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D업체가 직물을 중국에 의뢰한 이유는 탄화와 흑연화 작업을 위해서다. A씨는 "중국에서 흑연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물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송장(Invoice)에 따르면 D 업체는 중국 쉬수이 인근의 S섬유 제조 업체에 직물 1600kg을 보냈다.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8300만 원도 해당 공장에 송금됐다.

A씨는 "그런데 최종 보고 시점인 지난 2019년 12월 말 이전에 중국에 제작을 의뢰했던 직물은 엉망이었다"면서 "결과 보고에는 벨라루스산 직물을 들여와 박스갈이를 했고, 중국에서 생산된 직물은 사용되지 못했다. 만약 중국에서 성공했다면 다른 연구 없이 중국산으로 대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J교수의 투트랙 전략. 김현주 대학생 인턴 제공J교수의 투트랙 전략. 김현주 대학생 인턴 제공
A씨는 "실제 준비한 공정이 중국 장비와 기술에 적용되는지 살펴보려면 소량으로도 충분하지만, D업체가 보낸 양은 실적 보고에 필요한 직물의 양에 가깝다"고 말했다.

D업체가 중국으로 보낸 원사는 1600kg. 대량 직물에 대한 탄화와 흑연화 작업이 이뤄지면 양이 약 30%가량 수축되는데 중국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약 480kg을 받게 되고, 이는 연구 목표와 최종 납품 및 보고된 중량과 근사하다.

D연구 업체가 2019년 12월 H사와 국과연에 납품 처리가 완료됐다는 제품 보관증에는 나무 상자 20박스와 직물 20롤, 총 중량 427.4kg가량의 리오셀계 탄소직물이 보고 및 납품됐다고 적혀있다. 특히 각각의 샘플에서 폭 1m, 탄소함유율 99.5% 수준의 연구 목표 결과 값을 각각 충족했다는 2곳의 '미심쩍은' 연구기관 시험성적서가 첨부됐다.

J교수 "中위탁생산, 실패 위한 보험용"…국과연은 "공정 확인 차원"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J교수는 CBS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위탁생산은 2018년도쯤에 컨택이 됐고 그 후 중국에서 만든 리오셀계 탄소직물이 400~500kg 정도 왔다. 일단은 양적으로 (국과연 보고 계획 물량을)맞춰놨다"고 말했다.

J교수는 국산화 과제 중 중국에 위탁생산을 맡긴 이유를 묻는 취재진 물음에 "소위 말하는 위탁생산으로 리오셀계 탄소직물의 흑연화 작업이 확인됐고 만에 하나 (자체 개발이)실패하면, 죽어도 (목표치가)안 나오면 (중국 제품을 통한)ADD하고 보험 개념도 있던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J교수는 "당시 자체 제작한 흑연화 장비가 없었고 흑연화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중국에 보낸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양까지 맞춘 이유로는 연구 실패에 대한 보고용이었음을 시인한 발언이다.

그럼에도 J교수는 "중국 작업을 통해 '되는구나' 정도만 확인했지, 실제로 중국으로 받은 직물을 이용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과학연구소는 "중국으로 직물을 보내보겠다는 '보고'를 확인했고 수락했다"면서도 중국에서 진행된 국방 국산화 연구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은 기술적인 문제에서 아무 문제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이 공정에 대해서 중국 쪽으로 확인만 하는 것이다. 중국의 기술을 여기서 차용해서 저희가 적용하고 이런 개념이 아니다"고 말했다.

D업체 대표와 CBS기자간 대화. 김현주 대학생 인턴 제공D업체 대표와 CBS기자간 대화. 김현주 대학생 인턴 제공

복수 전문가 "샘플이 상식…중국과 국방 기술 교류 잘 안해"

그러나 복수의 전문가들은 D 업체가 중국에 보낸 직물의 양과 금액을 미루어 보아, 단순 연구로 보긴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

특히 과학정책기술연구원의 모 연구원은 "미사일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기술을 교류할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조차도 굉장히 승인을 거부한다"며 "아는 범위 내에선 중국과 미사일과 관련해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도내 대학 연구팀 소속 관계자는 "연구를 진행하고 일정 부분을 해외에 맡기고 싶다면 이와 관련한 기술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컨셉에 비춰보면 흑연화 이전 단계인 전처리, 안정화 등 미사일소재에 관한 국내 기술 일부분을 중국 공장에 설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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