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학교 한국학센터에서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초청 기념 강연을 진행했다. 경기도 제공야간대학 졸업이 전부였던 그에게 처음엔 '가방끈'을 길게 하겠단 마음뿐이었다. 35년여 전 국비유학생으로 미국의 미시간대에 온 '청년' 김동연의 생각은 그랬다.
"(가방끈을 길게 하겠다는) 욕심의 연장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단기에 학위를 따고 돌아가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3년9개월만에 석‧박사를 마쳤다. 최단기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미시간대 로리 맥컬리 부총장은 10일(현지시간) 경기 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경기도-미시간대학교 문화‧교육 협력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경기도 제공청년에서 대한민국 경기도지사가 된 그가 10일(현지시간) 미시간대를 다시 찾았다. 김 지사와 미시간대 로리 맥컬리 부총장은 경기 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경기도-미시간대학교 문화‧교육 협력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경기 청년사다리 프로그램은 경기도내 저소득 청년들에게 한 달 정도 해외 유수 대학에서 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협약에 따라 미시간대에서는 올해 30여명이 7월쯤 연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청년들이 연수를 마친다 해도 김 지사처럼 '가방 끈'이 길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도 학위를 위한 수업이 아닌 어학, 문화체험, 기업탐방, 팀 프로젝트 등 미시간에서 보고, 겪고, 느낄 수 있는 것들로 채워졌다.
한 마디로 그의 유학시절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김 지사는 "청년들에게 넓은 세상에 눈을 뜨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협약식에서 말했다.
다만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명문대를 가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과 같은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학력주의, 정해진 틀에 따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명문대 가고, 대기업 가는 것이 내 꿈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꿈을 찾는 것은) 스스로 경험하고, 스스로 해쳐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한국 사회는 승자와 패자의 길만 존재한다. 무수히 많은 색의 길들이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택일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흑과 백의 중간에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기득권 구조를 깨야합니다."
다시 35년여 전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미시간대에 간 첫 해에 두 학기 모두 'A'를 받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때 현실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고 했다. '나는 왜 공부하는가' '이게 내가 원하는 진정한 꿈인가' '남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은 아닌가'와 같은 '꿈'에 대한 고민이었다. 순방 일정 중 미시간대 후배들과 함께 점심을 하면서 그는 말했다. "그때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30여년이 지나 그가 학생이 아닌 선배로서 다시 미시간대에 섰다. 그 자리에서 김 지사는 "언제나 다음 꿈을 꾼다"고 말했다.
그에겐 이번 순방 역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이미 기득권이 돼 버린 그에게 대한민국 청년을 위해 대한민국 기득권이 누리고 있는 수많은 금기를 깨는 그의 '다음 꿈'의 시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