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준석 내부총질' 문자 파동…악재 해소 안되는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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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난한 문자 메시지가 노출된 이후, 유출 당사자인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이 사과하고 대통령실도 수습을 시도하고 있지만, 파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치 현안 관련 발언을 삼가던 이 대표도 불만을 숨기지 않았고, 여권 청년 정치인들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당내에서는 현 체제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푸념과 함께, 대통령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비난한 문자 메시지가 노출된 이후,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이 '90도 사과'에 나서고 대통령실도 '격려하고 덕담하는 차원'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당무 불개입'을 선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당 내홍의 중심에 서버린 모양새가 되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오해 않길", 이준석은 "명확하게 이해했다" 불만

국민의힘 권성동 대행은 2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이 보도된 것에 대해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원·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대통령실 최영범 홍보수석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지금 대통령은 최근 당이 어려움을 겪었다가 (권 대행이) 직무대행을 맡아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하고 덕담하는 차원에서 말씀한 것으로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특별히 이준석 대표도 오해하시지는 않으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대행의 사과와 대통령실의 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취재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해의 소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는 울릉도 사진을 올린 뒤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며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하다 울릉도"라고 적었다. '그 섬'은 여의도 정치판을 언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서 정말 유감스럽다(김용태 청년 최고위원)", "쓴소리가 나오는 것을 안 좋게 본다는 인식을 주면 당내 소신파 의원들이 더 위축되지 않겠나(천하람 혁신위원)" 등이다. 당원 게시판에도 이번 사태를 비판하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데,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3번째 사과' 權 대행 대안 없는 與, 尹 의중 전면 부각도 부담


권 대행 입장에서는 직무대행을 맡은 지 한 달도 안 돼 벌써 3번째 사과다.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이 내려진 뒤, 대행 체제를 선언한 당일 나온 사과는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나머지는 권 대행 스스로의 실수에서 비롯된 사안들이다.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사적 채용 논란 당시 섣부른 옹호로 여론이 악화되자 청년층에 사과한 바 있고, 이번에도 본회의장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유출한 해프닝의 당사자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대통령과 원내대표 사이에 사담이라는 설명은 무책임한 말"이라며 "아무리 사적으로 보낸 메시지라 해도 넘어설 수 없는 선이란 것이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권 대행이 지난번에도 윤 대통령과 통화 내용이라며 검찰 출신 인사의 추가 기용은 없다는 식으로 말한 적 있는데, 윤 대통령이 '필요하면 해야죠'라며 뒤집은 적이 있다"며 "부담스러운 상황이 다음에는 없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당대표, 원내대표 역할에, 대변인처럼 언론 대응의 전면에 서고,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도 담당하는 '권성동 1인 4역' 체계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현 체제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사태에서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대통령의 메시지이기에 권 대행에게 책임을 묻기는 힘들고, 마땅한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대행 체제에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것이 곤혹스러울 따름"이라며 "여러 변수에도 권 대행 체제가 유지된다는 것은 반대로 윤 대통령과 권 대행 사이 신뢰관계가 깊은 것이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전면에 부각됐다는 점을 더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 6개월 이후 거취 등에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윤 대통령의 메시지와 연결 짓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공개된 만큼, 수사당국은 무리를 해서라도 이 대표를 기소할 것"이라며 "결국 토사구팽이라는 프레임이 선명해지며 지지율이 또 하락할 것 같은데,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결자해지를 해야 할 당황스러운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앞으로 더 대통령 다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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