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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센터 코트의 기립 박수' 졌지만 韓 테니스 자존심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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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27일(현지 시각)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권순우가 27일(현지 시각)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남자 단식 간판 권순우(81위·당진시청)가 '무결점 사나이'에 맞섰다.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선전을 펼쳐 박수를 받았다.

권순우는 27일(현지 시각)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4035만 파운드·약 642억3000만 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에 1 대 3(3-6 6-3 3-6 4-6)으로 졌다. 그러나 1세트 한 때 리드를 잡고 2세트를 따내는 등 2시간 27분 동안 윔블던 센터 트에 들어찬 팬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2년 연속 윔블던 2회전 진출은 무산됐다. 권순우는 지난해 윔블던에서 2회전에 진출한 바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81위와 전 세계 랭킹 1위이자 통산 그랜드 슬램 20회 우승자의 싱거운 대결은 아니었다. 권순우는 1세트 첫 서브 게임에서 서브 에이스 2개를 꽂는 기세를 몰아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 대 1로 앞서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다. 조코비치도 전력을 다해 마지막 3게임을 따내며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권순우는 긴장이 풀린 듯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코비치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다시 브레이크한 권순우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 대 40으로 밀렸지만 꾸준히 포인트를 따내 듀스를 만든 뒤 서브 에이스로 끝내 4 대 1까지 앞서갔다. 이번에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6 대 3으로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권순우의 공을 받으려다 코트에 넘어진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권순우의 공을 받으려다 코트에 넘어진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조코비치의 승부처 집중력이 빛났다. 권순우는 3세트 서브 앤드 발리까지 구사, 공격적으로 나와 조코비치를 코트에 나뒹굴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평정심을 되찾아 특유의 견고한 플레이로 차근차근 게임을 따냈다. T존을 찌르는 서브와 좌우 스트로크 등 정교한 샷으로 전 세계 1위의 기량을 뽐냈다.

경기 후 권순우와 조코비치는 코트에서 상대의 가슴을 손으로 두드리며 인사를 나눴다. 그런 선수들에게 센터 코트의 관중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멋진 플레이에 화답했다.  

단식을 마친 권순우는 이제 복식에 도전한다. 알랴즈 베데네(슬로베니아)와 짝을 이룬 권순우는 1회전에서 서나시 코키나키스-닉 키리오스(이상 호주) 조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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