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022-2023 프로당구(PBA) 개막전인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미디어 데이에서 강민구(왼쪽부터), 오수정, 김진아, 강동궁이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PBA2022-2023 프로당구(PBA) 개막전인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미디어 데이가 열린 16일 서울 강남구 브라보캐롬클럽 PBA스퀘어점. 남자부 강동궁(SK렌터카)을 비롯해 강민구(블루원리조트), 여자부 오수정(웰컴저축은행), 김진아(하나카드)가 참석해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강동궁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 시즌도 역시 개막전으로 열린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강동궁은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 0 대 3으로 뒤지다 4 대 3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개막전 타이틀 방어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강동궁은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날 미디어 데이에서 강동궁도 "지난 시즌은 70~80점을 주고 싶다"면서 "꾸준히 했지만 우승을 더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남자부는 외국인 선수들이 득세했다. 강동궁의 개막전 우승 뒤 6번 모두 외인들이 정상에 올랐다.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에디 레펜스(SK렌터카)에 이어 '세계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무려 4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시차 적응 등의 변수에도 외인들이 PBA를 지배하는 모양새다.
특히 쿠드롱은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정규 투어를 3번이나 제패하더니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PBA 월드 챔피언십 2022'까지 우승하며 완벽하게 PBA를 정복했다. 이번 개막전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쿠드롱은 아예 한국에 숙소를 마련해 시차 적응에 대한 핸디캡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왕중왕전까지 PBA 최초의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쿠드롱. PBA
이에 대해 강민구는 "쿠드롱이 독주하고 있는데 그 위압감은 접해보고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면서 "왜 못 이기지? 하지만 막상 만나면 압박감이 온다"고 실력을 인정했다. 쿠드롱은 남자부 최초 4회 연속에 최다인 6회 우승을 기록 중이다. 국내 최고수로 꼽히는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도 도전했지만 쿠드롱의 우승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각오다. 강동궁은 "우리 선수들이 홈에서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 하면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외국 선수들이 월등하게 성적 내고 있는데 PBA 국내 대표 선수로서 더 노력해서 실력을 올릴 방법을 모색해서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강민구도 "(쿠드롱 등 외국 선수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면 훌륭한 선수가 된다"면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만큼 올 시즌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4번의 준우승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 중인 강민구는 시즌 전 11kg이나 감량할 만큼 혹독한 훈련으로 정상 등극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 시즌 PBA 개막전 여자부 정상에 오른 스롱 피아비. PBA
여자부는 상대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우승이 많지만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의 강세가 만만치 않다. 개막전을 비롯해 지난 시즌 2번 우승을 차지했다. 강민구도 "이번 개막전에서 스롱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꼽았다.
이에 대해 오수정은 "스롱과 결승도 해봤지만 '나보다 노력을 많이 했구나'라는 것을 늘 느낀다"면서 "특히 마지막까지 멘털에서 흔들림이 없는 걸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오수정은 지난해 12월 '에버콜라겐 LPBA 챔피언십@태백' 결승에서 스롱에 3 대 4 역전패를 안은 바 있다. 여자부 2번의 준우승을 거둔 오수정은 "기본기와 멘털에서 부족한 부분을 훈련했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프로 무대로 뛰어든 김진아의 각오도 만만치 않다. 김진아는 대한당구연맹 소속이던 지난해 여자 선수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랭킹 1위를 달렸다. 김진아는 "첫 시즌 첫 대회라 쉽지 않겠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은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펼쳐진다. 과연 쿠드롱과 스롱 등 외인 전성시대에 토종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