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하고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군사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카디즈)에 진입하고 이탈하는 일도 일어나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감이 팽팽해지고 있다.
北 다시 핵실험…韓 '핵우산' 논의 가속화되나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2017년 9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한 지 거의 5년 만의 일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5일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내 (핵실험) 가능성은 작지만, 이후 시점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장소에서 풍계리 핵실험 사전 준비를 위한 핵기폭 작동시험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핵실험 시점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7차 핵실험을 위한 마지막 수순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연합뉴스북한은 이미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ICBM과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차례로 발사하며 군사도발의 수위를 높였다. 심지어 SRBM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성능이 개선됐다고 한다.
결국 '핵에는 핵으로'라는 정신이 반영된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에 따라 한반도 '핵우산'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핵우산 논의의 장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외교.국방 당국이 '2+2' 형태로 만나 미국의 전략자산(핵잠수함,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한반도 핵우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미국의 '액션플랜'이 없었던 만큼 그런 부분에서 구체화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핵 전쟁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이 배치돼 있다. 한반도 군사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10월 미 해군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10만4천200t급)이 부산항에 임시 배치된 적이 있었다.
중국.러시아도 군사위협…얼어붙는 한반도
연합뉴스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건 북한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 8대도 지난 24일 독도 인근 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하는 등 군사적 돌발 행동을 했다.
카디즈는 우리나라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우리나라 영공에 접근하는 군용기를 일찍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이다. 통상적으로 다른 나라가 카디즈에 진입할 때는 우리나라에 미리 비행계획을 알리는 게 국제적 관례다.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양국의 동맹 관계가 경제·기술동맹까지 포괄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로 진화하면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효 차장은 "24일에 이러한 행동을 중국과 러시아가 사전에 준비해서 기획했다는 것은 아마도 한미 정상회담과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등이 참여하는 안보회의체) 정상회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이 종료된 시점에 나름대로 정치·외교·군사적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의 강화로 인한 북·중·러 등 주변국들이 연일 군사적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한동안 조용했던 한반도에 다시 군사적 위기감이 조성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기되는 여러 가지 우려를 충분히 감안하고 있고, 이런 우려들을 어떻게 대응하고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